순환경제연구통신

제201009호

[이번 주의 인용문] 기계의 사용, 채굴되고 정제된 독성 원료의 생산과 소비는 부자연스럽고 억압적인 처벌, 그것도 다른 이들의 엄청난 이익 창출을 위해 가해지는 처벌이라고 요약될 수 있다. The use of machines and the production and consumption of mined and refined, toxic materials can be summed up as an unnatural and oppressive punishment: carried out for the generation of others’ vast profit.

- Jan Lundberg. 09 March 2010. www.culturalchange.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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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0년 3월 11일 금요일

발행인: 이승무

발행처: 순환경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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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산업계의 속성

산업계를 어떻게 정의하느냐 하는 것은 간단한 문제는 아닐 것입니다. 그러나 조직적으로 말한다면, 영리추구를 목적으로 하는 회사 내의 조직체계와 회사들 간의 거래관계의 총체라고 할 수 있으며, 이는 법률적으로는 상법과 근로기준법 등에 의해 규정이 됩니다. 저의 어린 시절 구봉서, 배삼룡 씨 등이 등장하는 TV의 코메디에서는 사장, 부장, 과장, 계장 등이 등장하는 상황극을 통해 서민 가장들의 직장생활을 재미 있게 보여주었고, 아이들은 이를 통해서 회사 생활이라는 것이 어떤 것인지를 처음 배웠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 코메디에서 쥐꼬리만한 월급을 받으면서 상사 눈치를 보느라 전전긍긍하는 말단 직장인들의 모습이 안타깝기도 했지만 (주로 어수룩한 인상의 배삼룡 씨가 하급직원의 역할을 하고 풍채가 좋은 구봉서 씨가 호통을 치는 사장 역할을 했던 것 같은데), 전체적인 이미지는 그렇게 비인간적이거나 부정적이지는 않았던 것 같습니다.

이 근대적 의미의 산업계는 우리나라에서 대략 일제시대인 1920년대부터 있었다고 할 수 있으며, 항상 국가와 국민의 눈치를 보면서 발언권은 없고 주로 정치자금, 장학금 등의 돈을 내놓는 역할을 한 사람들이었습니다. 그러던 것이 언제부터인지 재벌총수가 한국정치를 3류라고 호통을 치더니 이제는 산업계 출신 대통령을 배출하여 산업계의 논리가 국정을 직접 이끌게 된 것이 지금의 현실입니다.

본래 산업이라면 거래관계를 중심으로 하고 서로가 협상을 하면서 양보할 것은 양보하고 반드시 어떤 타협에 의해 서로가 잘 사는 방향으로 나가기 마련인데, 우리나라의 산업계는 이와는 다른 속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위로는 국가 독재권력의 비호를 받아 온갖 특혜를 누리고,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억압했으며, 철저한 약육강식, 승자독식의 논리에 따라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수탈하는 구조에서 산업계의 습성과 정신세계가 만들어져 왔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한다면, 수직적인 위계질서에는 익숙하지만, 비슷한 위치의 상대자와의 수평적인 관계에서는 싸워서 내리누르거나 안 되면 무시하거나 하는 방식으로 결말이 나야 직성이 풀리고 서로 타협을 하거나 거래를 하는 것은 극히 드문 일이 됩니다. 그래서 산업계 전체가 독재권력을 정점으로 한 피라미드 형태의 위계질서로 되어 있어서 명령이나 정보는 그러한 계통을 따라 위 아래로만 움직이게 되고, 옆으로 움직이는 일은 없는 군대조직 형태로 되어 있었습니다.

지금의 이명박 정권의 행태는 그런 조직 논리에서만 설명이 되며, 모든 국민을 경제와 힘에 목을 맨 경제적 동물로 보고 있습니다. 정치논리에 휘둘려서는 지역발전은 없다는 발언도 그렇고 나중에 반대하던 사람들도 결과를 보면 좋아하게 될 것이라고 하면서 4대강을 막무가내로 전쟁하듯이 파 뒤집는 행태도 그렇고, 북한과의 관계도 더더욱 그렇고 물질과 힘의 논리에 적응하지 않는 사람들을 가르치려고 하고 있습니다.

이런 현 정권의 행태는 그 역사에서 설명이 되는 것으로서 국민의 말은 듣는 시늉도 안 하고 오직 세계의 패권을 가진 미국의 힘, 석유와 무기의 힘만을 믿는 것일 뿐입니다.

김대중씨 같은 경우는 비록 정직하지는 않았으나 타협할 줄 아는 전통적인 의미의 장사꾼이었다면, 이명박 씨는 불행한 한국 역사에서 생겨난 기형적인 군대식 산업계 출신이며, 그 수직적인 질서에 적응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계속 소외시켜 가면서 사회 모든 부문의 질적 수준을 하락시키고 있습니다. 그에 대한 1차적인 책임은 과거에 잘못된 산업육성 정책을 폈던 군사독재 정권의 수뇌와 그 밑에서 일한 관료, 학자들에게 있지만, 지금의 산업계도 이런 태생적인 문제를 반성하지 않고 계속 이기적인 조직논리에 매달리므로, 머지않아 역사의 심판을 받게 될 것입니다.

둘, 노동가치론의 재인식

고전 경제학의 노동가치론은 지금은 그것을 경제이론적으로 가치 있는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고 할 수 있으며, 가격을 설명하는 이론으로서는 폐기된 지 오래입니다. 그러나 노동은 단순히 노동시간이라는 양적인 단위로만 생각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인간이 자연과 물적인 관계를 맺는 것은 노동과 음식섭취에서 집중적으로 이루어지며, 사람은 이 과정을 통해서 자연계를 이루는 요소가 됩니다. 사람이 자연과의 관계에서 건강할 수 있고, 창조적인 일을 할 수 있는 것은 자연 자체가 살아 있고 건강해야 한다는 전제 조건이 있습니다. 이렇게 건강하고 살아 있는 좋은 자연생태계가 사람을 통해서 가치 있는 것들을 만들어낸다고 할 때 그것이 진정으로 지속 가능한 가치를 갖는 것이지, 불건강한 정신과 신체를 가진 국민이 화석연료를 들여다가 양적으로 많은 물건을 생산한다고 해서 그것이 과연 지속적인 가치를 가지겠는가 하는 생각을 하게 됩니다. 그런 의미에서 노동가치론을 다시 해석한다면 그것은 생태주의적인 경제학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고전 경제학은 정말로 고전적인 작품이 충분히 될 수 있습니다.

셋, 자원순환거버넌스 포럼에서는 “쓰레기제로 도시 만들기”를 위한 두번째 세미나를 다음과 같이 진행했습니다. 발표하신 분들과 참석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회의자료는 홈페이지에 올려 놓겠습니다.

회의자료

일시: 3월 3일 오후 4시-6시

장소: 마포 서울중부여성발전센터 204호 회의실

발표:

- 우리나라의 쓰레기 문제의 발단과 전개과정: 이대수 목사(경기시민사회포럼)

- 유럽의 폐기물 관리의 역사와 정책: 이승무 실장(순환경제연구소)

- 쓰레기 제도도시 추진을 위한 폐기물 배출 및 수거방식에 관한 전략: 임근송 위원장(음식물류폐기물자원화협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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