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환경제연구통신

제201017호

[이번 주의 인용문] 마하트마 간디는 나중에 인도의 첫 수상이 된 네루와 함께 알라하바드Allahabad라는 도시에 머문 적이 있다. 당시 그 집에는 수도가 있었다. 그래서 네루는 간디가 쓸 세숫물을 한 주전자 가지고 왔다. 네루는 인도의 정치상황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 물을 부었다. 그들이 심각한 논의를 하는 동안 간디가 세수를 끝내기 전에 물이 떨어졌다. 네루는 말했다. “잠깐만 기다리십시오. 물 한 주전자를 더 가져오겠습니다.”

간디는 몹시 놀랐다. “뭐라고요? 내가 얼굴을 마저 씻기도 전에 주전자에 있는 물을 다 써버렸단 말입니까? 이렇게 낭비를 하다니! 나는 얼굴을 씻기 위해 한 주전자 이상의 물을 쓰지 않습니다.” 네루는 간디가 왜 흥분하는지, 왜 심각해 하는지 이해할 수 없었다. 잠시 뒤 네루는 더욱 놀랐다. 간디가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왜 우십니까?” 네루가 물었다.

“나는 너무 조심성이 없고 낭비가 심합니다. 부끄럽습니다!”

“이곳 알라하바드 시에는 갠지스 강과 야무나 강이 흐르고 있습니다. 여기는 물이 부족하지 않습니다. 이곳은 당신의 고향인 구자라트의 마른 사막이 아닙니다.”

“당신이 옳습니다. 이 도시는 물이 풍족하지요. 당신은 도시를 가로지르는 위대한 두 강으로 축복 받고 있습니다. 그렇지만 내 몫은 얼굴을 씻기 위한 한 주전자의 물이 전부입니다. 더이상은 아닙니다.”

비노바에게 이것은 자연을 향한 마음을 보여주는 태도였다. 간디는 물 한 방울도 낭비하려 하지 않았다. 낭비는 현대사회에서 가장 위대한 실패작 가운데 하나다. 낭비는 폭력이며, 자연에 대한 죄악이다. –사타쉬 쿠마르, “그대가 있어 내가 있다”

2010년 6월 4일 금요일

발행인: 이승무

발행처: 순환경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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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와 돈과 제물

돈이 많이 있으면 그 돈으로 더 많은 물자를 소비하며 안락하게 살 수가 있습니다. 그런데 그 물자라는 것이 많은 생명체들의 희생에 의한 것입니다. 그러므로 돈을 많이 벌고 쓴다는 것은 더 많은 생명체들의 희생으로 살아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러므로 돈을 많이 가진 부자가 되는 것을 인생의 중요한 목표 중 하나로 삼는 것은 도덕적으로 문제가 있습니다. 반면에 사람이 행복하고 건강하게 살면 장기적으로 자원을 덜 소비하게 됩니다. 왜냐하면 병든 사람에게 필수적인 약물이나 냉난방, 교통수단, 까다로운 식단과 그 밖의 물적 수단에 덜 의존하는 생활을 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리고 모든 종교에서는 신도가 되면 얼마만큼의 돈이나 물자를 종교기관에 바칩니다. 그것을 감사의 표시로 보는 경우도 있고 신에게 바치는 제물로 보는 경우도 있습니다. 그것을 편의상 헌금이라고 부른다고 할 때, 돈을 잘 벌게 된 데 대한 감사의 뜻으로 헌금을 풍성하게 바친다면 그것은 그 신을 다른 존재들을 많이 희생시켜 가면서 나를 잘 살게 해 주는 존재로 보는 것입니다. 나의 욕심을 채우기 위해 다른 존재들의 생명을 많이 희생시켜 많은 노획물을 얻게 해 준 데 대한 대가로 그 신과 나누어 갖는 것입니다. 그 신은 아무런 양심도 도덕도 없는 강도를 보호하는 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반면에 내가 목숨을 부지하면서 존재하는 것이 다른 생명을 가진 것들의 불가피한 희생을 통해서 가능한 것임을 인식하고 인간에 의해 이용당하고 희생되는 지구상의 만물의 복지를 위해 내가 써야 할 돈을 과감히 떼어 내놓는 것은 생명세계를 위해 자신을 절제하는 엄숙한 행위라고 할 것입니다. 비록 가난하더라도 일요일에는 일을 일부러 하지 않는 것, 특별히 여가를 즐길 여유도 돈도 없고 따분하게 하루를 지내더라도 일주일에 하루 혹은 이틀을 정해 놓고 무조건 쉬는 것은 마찬가지로 생명세계의 공존을 위해 자제할 줄 아는 인간의 규칙이 될 수 있습니다. 많은 종교가 그런 안식일을 정해 놓고 있으며, 오늘날 대부분의 나라들에서 쉬는 것은 법으로 정해져 있습니다.

이와 같이 헌금을 바치는 행위와 안식일을 지키는 규칙은 종교나 신의 계율에서 비롯된 것이지만, 생태계를 생각할 때 그런 기원과는 상관없이 중요한 의미를 가질 수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내가 더 많은 돈을 버는 것을 자제하면서 다른 생명체들의 생존을 배려하는 최소한의 상징적 행위인 것입니다.

그렇다면 다른 뭇 생명을 위해 의도적으로 일을 적게 하고 적게 쓰면서 가난하게 사는 것은 굉장한 도덕적인 삶의 모습입니다. 물론 몸의 건강을 해칠 정도로 의식주를 형편없게 한다면, 병에 걸리거나 다른 부작용이 생겨서 오히려 더 큰 부담을 끼치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습니다.

일의 종류도 제한이 될 수 있습니다. 땅 속에서 지하자원을 캐어내고, 석유와 지하수를 퍼 올리는 것은 그 지역의 생태계를 황폐하게 만드는 일입니다. 그러므로 꼭 필요한 만큼만을 개발하고 채취해야지 돈을 많이 벌기 위해 마구 파헤치고 채취하는 것은 옳지 못합니다. 그런데 현대사회의 공업문명은 인간이 편리하게 살기 위해 다른 생명체들의 생존에는 가치를 두지 않는 자원개발과 채취를 거리낌 없이 하는 사고방식에 기초를 둡니다. 그렇게 해서 인간이 옛날보다 잘 잘게 된 것을 과연 신에게 감사할 일입니까? 그리고 공업문명 바깥에 있던 사람들에게도 찾아가서 그런 공업문명을 이루게 한 신을 받아들이고 그렇게 살도록 권유하는 것이 옳은 일입니까?

헌금은 국가나 지역공동체에서 정한 세금과 비슷합니다. 그 세금은 위에서 말한 헌금의 상징적 의미대로라면 우선적으로 사회에서 산업경제활동 때문에 고통을 받는 사람들, 병이 들거나 불구가 된 사람들, 사망한 사람들의 가족 등 희생자들을 위해서 쓰여야 하고, 생태계를 보호하는 데 쓰여야 합니다. 지금 우리 공동체의 세금은 그렇게 쓰이고 있습니까? 그보다는 더 돈을 많이 벌어서 더 잘 살도록 기술개발을 하고 경쟁력을 높이는 데 쓰입니다. 그리고 더 많은 자원을 확보하고 개발하여 그 자원을 안전하게 실어오는 군사력을 유지하는 데 쓰입니다. 말하자면 더 부자가 되는 데 생산적으로 투자되는 것입니다. 이러한 국가의 기능에 대해서 아무도 의문을 품지 않습니다. 이것이 현대 공업문명에서의 국가 공동체의 모습입니다.

그 모습은 현대 사회 안의 종교에도 거의 그대로 반영되어 있습니다. 헌금은 그 종교단체가 교세를 확장하고 그 종교단체가 속해 있는 사회가 더 외부로 진출하여 많은 돈을 벌 수 있도록 미개척지에 포교활동을 하는 데 “생산적”으로 투자됩니다. 우리가 아는 기독교의 모습이 이에 해당됩니다. 기독교가 번성하는 우리나라에서는 윤리적 가치도 성장과 번영에 맞추어져 있습니다. “선진국”이라는 개념을 일인당 국민소득을 기준으로 정해놓고 “선진화”라는 목표를 위해 의식개혁 등 윤리적 과제를 수단으로 삼는 것입니다. 그런 일에 종교단체의 성직자가 앞장서는 일이 버젓이 행해집니다.

그런 사람들에게 환경문제는 깨끗한 지하수를 플라스틱 병에 담아 안전하게 마시고, 어느 먼 나라 땅과 바다를 파헤쳐 개발한 천연가스를 들여와 가스 차를 많이 보급하여 맑은 공기 속에서 사는 문제를 벗어나지 못합니다. 이는 타락한 종교이고 이런 종교를 많이 신봉하는 현재의 사회 중상류 계층과 집권세력이 가진 도덕의 수준을 보여주는 것입니다. 이는 한국기독교총연합회로 대표되는 주류 기독교입니다. 그런 종교가 아니고서 어떻게 4대강 사업을 찬성할 수가 있을까요?

최근 연구소 동향

1. 지난 5월 18-20일에 일산 킨텍스에서 열린 자원순환, 미래에너지 전시회에 부스를 개설하고 참여했으며, “순환경제 개념도”라는 포스터를 제작하고, “순환경제로 가는 길”을 발간하여 판매했습니다. 5월 19일에는 같은 장소에서 열린 자원순환 지도자대회에 참석하여 “자원순환 제도개선방안”에 대하여 강의를 했습니다.

2. 5월 18일에는 (사) 교회환경연구소의 환경의 날 기념 생태신학 세미나에 참석하여 “생태경제학의 이론과 실제”에 관하여 발제를 했습니다.

3. 칼 카우츠키의 “그리스도교의 기원”(Ursprung des Chrsitentums, 1908)을 번역하였으며 도서출판 동연에서 발행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마찬가지로 카우츠키가 쓴 “새로운 사회주의의 선구자들”(Vorläufer des neueren Sozialismus)도 읽으며 틈틈이 번역하고 있습니다.

4. 현재 플라스틱 자원순환협회에서 “플라스틱 재활용 기준비용 산정” 과제를 폐기물자원순환학회 명의로 수탁 받아 연구를 시작했으며, 자원순환사회연대에서 수행하는 “플라스틱 재활용시설기준 마련” 연구에도 참여할 예정입니다. 그리고 한양대학교에서 수행하는 석면슬레이트의 적정처리를 위한 제도개선 방안 연구에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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