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환경제연구통신

제201021호

[이번 주의 인용문] “The fact that one participates passively in bourgeois economy, that one does not oneself wield the bludgeon or fire the cannon, so far from being a defence really make one’s position more disgusting, just as a fence is more unpleasant than a burglar, and a pimp than a prostitute. One lets others do the dirty work, and merely participates in the benefit. The bourgeois pacifist occupies perhaps the most ignoble place of a man in any civilisation.

.” – Christopher Caudwell, Pacifism and Violence

“부르주아 경제에 수동적으로 참여한다는 사실, 스스로 몽치를 휘두르지 않고 대포를 쏘지 않는다는 사실은 방어수단이 되기는커녕 참으로 자신의 입장을 더욱 역겨운 것으로 만들어 준다. 이는 울타리가 강도보다 더 불쾌하고, 매춘알선자가 창녀보다 더 불쾌한 존재인 것과 똑같다. 다른 이들에게는 더러운 일을 시키면서 이익을 보는 데만 참여한다. 부르주아 평화주의자들은 어느 문명에서든 가장 수치스러운 인간의 위치를 차지하는 것 같다.

2010년 7월 2일 금요일

발행인: 이승무

발행처: 순환경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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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반도의 유의미한 평화가 찾아오기 위한 조건 : 순환경제

스페인 내전에 참가하여 전사한 영국의 요절한 사상가 크리스토퍼 콧드웰(1907-1937)은 “평화주의와 폭력”이란 글에서 부르주아 자유주의자들이 주장하는 평화가 허구적임을 지적했습니다. 평화를 깨뜨리고 폭력을 유발하는 것은 자본주의의 사회적 관계이기 때문에 이를 해체하기 위해 싸우지 않고 평화를 주장하는 것은 자기의 손에 피를 묻히지 않으면 된다는 이기주의적 윤리라는 것입니다.

사실상 그러한 평화주의적 주장을 하는 부르주아 자유주의자도 자본주의 사회 안에서 일정한 직업에 종사하며 경제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그 경제활동은 독재와 폭력적인 공권력을 휘두르는 국가가 유지시켜 주는 부당한 국제적 국내적 소유관계에 기대어 영위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혼자서 도덕적으로 고고한 척하며 비폭력을 주장하지만 결국은 폭력적인 사회질서와 협력관계를 맺으며 살고 있으면서 환상에 불과한 주장을 한다는 취지입니다.

반도 남쪽의 사회에서 자유주의세력은 남쪽 정부가 북반부에 대하여 공세를 취하는 것을 중단하고 대화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합니다. 현시점에서 유혈 참극이 벌어지는 것을 막기 위한 노력으로서 아주 중요한 주장입니다.

이 문제를 좀 더 근원적으로 따져본다면, 작금의 한반도 위기 국면은 미국에서 말하는 것처럼 북한의 시대착오적인 3대째 부자간 권력세습 시점을 앞둔 지도력의 혼선에서 발생한 군사적 긴장 때문에 조성된 것이 아닙니다. 그것은 미국과 그 세력권 내에 있는 남한 경제의 제국주의적 팽창의 필요성을 증폭시킨 경제위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지금의 미국경제는 미국인 1인당 100명의 노예를 부리는 것과 같은 생활수준을 화석연료의 사용을 통해서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연간 3억3천7백만 Btu혹은 99,000kWh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건강한 성인 남자가 물레방아를 근력으로 돌리면 100와트의 전등을 켤 수 있는 정도이며, 이는 1초에 한 번씩 쪼그려 앉았다 일어나기 운동을 하는 것과 같은 운동의 수준이라고 합니다. 평균적으로 그런 노동의 100배에 해당하는 에너지를 미국인들이 연중 사용한다는 것입니다. 한국인은 그 생활양식으로 볼 때 대략 55명의 에너지 노예를 부리는 것과 같다는 계산이 나옵니다.

그렇게 많은 에너지와 자원을 사용하면서 다른 사람이나 사회를 위해서 각자가 무슨 가치 있는 일을 했는가 하고 묻는다면 대답하기가 어려워집니다. 100명의 노예의 단순노동과 같거나 그 이상의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있다고 말할 사람은 거의 없을 것입니다. 더구나 과거에 비해서 이러한 물질과 에너지 소비의 수준이 과학기술의 혁신에 의해 달성된 면은 별로 없고 고칼로리의 석유자원 확보와 정제 가공기술에 의해 이것이 달성된 것뿐이라는 것이 정설입니다.

이 에너지 노예들은 석유의 형태로 해외에서 계속 수입해 들여옵니다. 말이 수입이지 미국의 군사력을 배경으로 하여 거의 헐값에 수탈해 오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러한 해외의 원료조달지가 없으면 지금 우리가 살고 있는 형태의 자본주의 경제는 당장에 파탄이 날 수밖에 없습니다. 북한에 대한 군사적 공세도 이러한 제국주의적 팽창과 관계가 없어 보이지만, 그런 의도에서 진행되는 것입니다. 동북아시아 전체를 미국의 정치경제의 영향권에 편입시키고 중국과 러시아의 넓은 땅을 미국 자본주의 시스템의 판도로서 경제적, 문화적으로 점령하려는 의도라고 할 수 있습니다. 남한의 자본주의도 그렇게 해야 계속해서 쉽게 성장과 풍요의 과실을 따먹을 수가 있습니다.

그 결과는 무엇일까요? 북한과 중국의 동북지방, 러시아의 극동과 시베리아 지역의 주민들이 서구인들과 같은 높은 생활수준을 달성하는 것입니까? 그것은 환상에 불과하며, 실체는 우리가 익히 경험한 것처럼 비정규직의 양산, 터무니없는 시간당 최저임금, 장시간 노동과 직업병, 산업재해, 환경파괴, 스트레스, 사회양극화 이런 것들이 그들을 기다리고 있는 것입니다. 미국과 남한의 자본주의 시스템은 별로 세련되지 못하고 폭력적이란 것을 우리는 충분히 경험해 왔으며, 기본적으로 군사적 점령에 의해 확장된 자본주의에서 그 이상을 기대할 것은 없다고 할 수 있습니다.

진심으로 평화를 기원한다면, 말도 안 되는 자원과 에너지 낭비 상태를 계속하는 미국의 제국주의적인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하루속히 탈피해야 할 것이며, 이와 함께 개개인이 생산과 소비의 균형을 맞추어 지속 가능한 삶을 살도록 큰 결심을 하지 않으면 안 될 것입니다.

우리의 삶이 지금 상태로 순환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인지를 어떻게 검토해야 할까요?

가장 기본적인 것은 국가 정책당국이나 은행의 권유와 유혹이 아무리 강력하더라도 금융적 채무에 의존하는 소비나 생산 활동을 벗어나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으면 자본주의 시스템의 팽창 충동을 앞장서서 체현하는 삶을 살 수밖에 없습니다.

그 다음으로는 일과 휴식과 양분섭취의 균형을 맞추어 행복과 정신적인 안정을 달성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일을 할 때는 짧은 시간을 일하더라도 자신이 주인이 되어 정신을 집중하여 질 높은 결과를 달성하려고 해야 하며, 그 일의 강도에 맞게 휴식과 양분섭취의 수준을 유지하여야 지속적으로 몸과 정신의 활력을 유지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개인적 차원의 순환 시스템을 달성하는 것이 평화를 가능하게 하는 경제 시스템의 기초가 되며, 그런 습관이 사회적인 힘을 이루어 이 사회가 제국주의적인 자본주의 시스템에서 탈피하게 할 수가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자본주의의 언론과 문화, 교육은 이러한 움직임을 무력화시킬 교묘하고 강력한 수단들을 가지고 있습니다. 순환경제를 향한 노력은 이를 간파하고 이에 휩쓸리지 않을 정신적인 힘을 갖추는 데서 출발할 것입니다.

이런 근본적인 접근을 통해서만 비로소 한반도의 평화가 유의미한 것으로 찾아올 수 있을 것입니다.

최근 연구소 동향

1. 6월 30일에는 자원순환 거버넌스 포럼 제15차 정책토론회가 대방동 여성프라자 아트컬리지(I)에서 있었습니다. 이번 주제는 “재사용”, 그리고 “사회적 기업”에 관련된 것입니다. “사회적 기업과 재활용 활성화”에 대해서는 재활용대안기업연합회 이동현 사무국장이 발표 했으며 발표문은 게시판에 수록해 놓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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