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환경제연구통신

제201023호

[금주의 인용문]

Our starting point for future planning, then, must be the realization that we are living today at the end of the period of greatest material abundance in human history—an abundance based on temporary sources of cheap energy that made all else possible. Now that the most important of those sources are entering their inevitable sunset phase, we are at the beginning of a period of overall economic contraction. Richard Heinberg, Beyond the Limits to Growth

그렇다면 미래 계획을 위한 우리의 출발점은 우리가 오늘날 인류 역사상 최대의 물질적 풍요의 시대 끝자락을 살고 있다는 깨달음이 되어야 한다. 이 풍요는 다른 모든 것을 가능하게 하는 일시적인 값싼 에너지원에 기초를 둔 것이다. 이 원천들 중 가장 중요한 것이 그 불가피한 일몰의 단계로 들어서고 있으므로 우리는 전반적인 경제 축소의 시대 초입에 있다.

2010년 8월 6일 금요일

발행인: 이승무

발행처: 순환경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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규모와 용량

대형버스와 같은 대중교통과 5인승 승용차 중에 어느 것이 더 친환경적이고 에너지를 절감하는 것이냐고 한다면 당연히 버스가 더 에너지를 절약해 주는 것이라고 할 것이다. 집단 열공급 체계를 가진 아파트와 같은 공동주택이 엘리베이터가 아니면 단독주택보다 에너지를 더 절감해 주는 것도 사실이다. 이런 것은 규모의 경제에 해당하는 예들이고, 그렇기 때문에 작은 공동체, 작은 규모를 지향하는 생태주의자들에게는 거북한 예들이라고 하겠다.

식당이나 상점, 서점 등의 점포도 계속 대형화되어 왔다. 한국에서의 특이한 현상인지는 몰라도 교회와 같은 종교시설도 커야만 번창한다. 한 사람의 성직자가 넓은 강당에서 발언하고 수많은 청중이 그 이야기를 듣는 시스템은 당연히 에너지를 절약해 주는 측면이 있다. 이러한 집중화의 경향과 에너지/자원의 효율적 이용의 상호관계 문제를 올바르게 해석하는 것이 필요한 것 같다.

기술적으로 보면, 작은 규모의 시설에서 큰 규모의 시설로 시간상 발전해 가는 것이 대체적인 경향이다. 큰 규모의 시설을 건축하고 에너지를 공급하고 운영하는 데는 더 고도의 기술과 많은 자금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큰 규모의 시설은 만들어지고 나서 처음에는 별로 많은 사람이 이용하지 않아 공간을 상당히 낭비하며, 텅텅 비어 있다시피 한다. 그러다가 작은 시설을 이용하는 사람들을 점차 흡수하여 작은 시설들을 도태시키고 만다.

이것은 제도금융의 채무에 의존한 대규모화 추구의 경제의 전형적인 모습이다. 작은 시설이 여럿 있어서 이를 같은 수의 사람들이 분산적으로 이용하는 것과 큰 시설 하나를 그 모든 사람들이 함께 이용하는 것을 단순 비교한다면, 당연히 앞서 말한 규모의 경제와 같은 모습이 발견된다. 그러나 시간적인 진행경과를 본다면, 대규모화에는 낭비가 있다. 우선 먼저 존재하던 작은 시설들이 물리적인 수명보다 더 일찍 기능을 마치고 퇴장하게 되어 소중한 자원이 수명을 다하여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폐기되는 낭비가 발생한다. 그리고 대형 시설이 세워진 초기에는 이미 존재하는 작은 시설의 고객들을 끌어오기 전에 상당 기간 불필요한 공간을 유지하는 데서 오는 낭비가 발생한다.

우리가 늘 관찰하는 이러한 대규모화는 금융과 경쟁이라는 두 메카니즘의 작동과 별개로 존재한다고 보기 어렵다. 그 동기 자체가 규모가 큰 시설을 만들어서 에너지의 이용 효율을 높이는 것이 아니라 고객들을 독점하여 크게 돈을 버는 것이다. 민간 시장에서만 그런 현상이 있는 것이 아니다. 도로, 폐기물처리시설 같은 공공 시설물도 더 넓어지고 더 규모가 커지면서 작은 시설들에 대한 이용은 줄어든다. 일단 크게 만들어 놓으면 그 자체가 홍보효과를 갖게 되며, 사람들의 관심을 모은다. 게다가 첨단, 최신의 시스템이 들어가므로 소비자들은 더 나은 편의를 누릴 수 있게 된다. 그러므로 대형 시설만 지어 놓으면 소비자들을 빼앗아 독점하는 것은 시간문제이다. 그 결과 수많은 영세한 사업자들이 고객을 빼앗기고 도산하고 일자리를 잃는다. 이는 영세한 사업자들이 개성과 아이디어를 발휘할 터전을 잃는 것이므로 사회적으로 다양성을 잃는 것이고 능력을 사장시키는 낭비가 된다.

금융에 의한 자금조달로 대규모의 시설을 짓는 것은 그러므로 자원과 에너지를 절약해 주기보다는 과잉의 용량을 창출하는 방향으로 낭비를 유발하는 것이다. 금융에 의해 자금을 조달하는 것이 아니라 작은 사업자들이 저축을 하여 자금을 만들어서 그 재원으로 시설을 신축하고 사업을 성장시키는 방향으로 나간다면 그런 빠른 속도의 대형화는 있을 수 없을 것이며, 최적의 규모로 진화가 이루어질 것이다. 지금의 대형화는 규모의 경제 수준을 넘어서서 한국 최대, 동양 최대, 세계 최대라는 말이 흔히 들리듯이 유명세를 기대하여 추진되어 온 면도 있는 것 같다. 최대, 최고의 시설은 사실상 고용인원을 최소화하고 모든 서비스가 컴퓨터화 되어 자동으로 이루어진다. 그래서 거기에 근무하는 종사자들은 자신의 개성을 발휘할 수 있는 여지가 별로 없다. 대규모화는 소비자들에게는 편리하겠지만 일하는 다수가 행복할 수 있는 발전방향은 아닌 것이다.

버스는 분명히 승용차보다는 집중화되고 규모가 큰 교통수단이다. 그런데 시간 순서로 볼 때 웬만한 지역에서는 버스 노선체계가 먼저 존재했고 승용차의 구입 추세는 나중에 생겨난 것이다. 이것은 일반적인 대형화의 진행절차와는 다른 것이다.

승용차를 제조, 판매하는 대자본은 기존 버스 노선이 가지 않는 새로운 도로를 계속 만들어 승용차를 더 많이 구입, 이용하게 만들고, 버스와 지하철 회사에 적자를 안겨준다. 눈에 보이는 차량의 크기의 대소와는 달리, 승용차와 도로건설, 정유 및 주유시설 등을 갖춘 자본은 지역 교통망을 무력화시키고 전국 어디에나 마음먹은 대로 이동하는 대규모 교통망을 만든 것이다.

자본주의의 핵심은 빌린 돈을 써서 거대한 시설과 설비를 만들어 당장은 낭비와 과잉 용량이 되더라도 고객들을 흡수하는 것이다. 더 흡수할 고객이 없으면 고객들의 욕구를 팽창시켜서라도 대규모의 과잉 시설 용량을 다 차게 만든다. 그래야 빌린 돈을 갚을 수 있기 때문이다. 원활하고 자유로운 금융과 무한경쟁을 이상으로 하는 자본주의의 속성 그 자체가 끊임없는 대규모화와 시스템 확장의 추구를 통해 지구상의 유한한 물질자원과 에너지를 마구 써 버리게 만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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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8월 18일에는 양평 팔당 유기농지에서 생명의 강 살리기 100일 금식기도의 1일 금식 기도자로 참여하기로 했습니다. 지금 상황으로는 여름 휴가는 그것으로 끝내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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