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환경제연구통신

제201026호

금주의 인용문:

사람은 자연에서만이 아니라 더 근본적으로 동료 인간과의 관계에서 그리고 바로 그가 사는 사회 구조에서 불균형을 낳았다. 자연세계에서 사람이 만든 불균형은 사회에서 만든 불균형으로 인한 것이다. 한 세기 전에는 대기오염, 수질오염을 산업귀족과 관료들의 이기적 행동의 결과로 볼 수 있었다. 오늘날 이런 도덕적 설명은 지나친 단순화일 것이다. 대부분의 부르주아 기업체가 아직도 공공은 빌어먹을 것이라는 태도의 지배를 받는다는 것은 명확한 사실이다. 그러나 소유주들의 태도보다 더 심각한 문제는 기업 자체의 크기, 기업의 엄청난 비중, 특정 지역에서의 위치, 밀도, 그들의 원료에 대한 수요, 전국의 분업체계에서의 그들의 역할이다. (머레이 북친)

2010년 8월 27일 금요일

발행인: 이승무

발행처: 순환경제연구소

주소: 서울시 마포구 도화동 173번지 삼창 프라자 1439호. 전화:070-7767-5510 팩스 02-717-5510

미국이 달라져야 인류가 산다

우리는 2008년 말에 미국에서 오바마가 대통령으로 당선되자 미국도 변화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며 희망을 가졌었다. 그러나 미국이 그 후로 팔레스타인, 이란, 아프가니스탄, 북한을 포함한 동아시아 지역에서 취해온 정책들을 본다면 달라진 것이 없다고 생각된다.

미국은 땅이 넓고 자원이 풍부한 나라이다. 그런데도 중동, 아프리카, 남미 등 세계의 석유생산지를 자국의 판도로 만들고 세계 석유시장을 장악하여 전세계의 석유가 고갈될 때까지 값싼 석유를 안정적으로 확보할 군사력을 운용하고 있다. 미국시장은 우리나라와 같은 제조업을 하는 나라들이 자동차나 전자제품을 판매하는 큰 규모의 시장이다. 즉 미국은 달러를 발행하여 그 달러로 전세계의 소비재를 수입해 들이고 한국과 같은 나라는 그 달러로 식량과 에너지와 원재료를 수입하여 살아가도록 되어 있다.

이러한 세계 경제구조에서 전세계가 미국식 생활양식을 달성하려고 경제성장에 노력할수록 자원과 에너지에 대한 수요는 높아지고 달러화의 가치가 더 높아져서 미국은 더 풍족하게 된다. 그러나 제3세계의 비극은 점점 더 악화되어 간다. 자연환경은 계속 파괴되고 자원은 더 빨리 고갈되고 지구는 황폐화된다. 미국이 그런 방향으로 세계를 이끌어 왔다. 그러나 전세계가 다른 식의 삶을 택하여 에너지와 자원에 대한 수요와 소비를 절제하고 달러화를 얻으려고 너무 매달리지 않으면 미국은 지금과 같은 군사력을 유지할 힘이 없어지고 세계 곳곳에 주둔한 미군들은 철수할 수밖에 없다.

그런다고 해서 미국사람들이 못 사는 것은 아니다. 미국은 다른 나라의 에너지나 자원이나 제품을 수입하지 않고서도 충분히 자급자족할 수 있는 광활한 자연환경과 지하자원을 가진 나라이다. 지금까지와 같이 과도한 낭비를 하면서 살지는 못하겠지만 무역 없이도 충분히 어려움 없이 살아갈 여건이 된다.

미국이 그런 방향으로 달라져야 한다는 것은 지금 이상론적인 공상이 아니라 절박한 필요이다. 미 제국주의가 얼마나 많은 무고한 인명을 살상했으며, 얼마나 많은 공동체를 파괴했으며, 세계 곳곳의 역사적 유적과 문화를 말살했는가? 단지 자원과 에너지를 안정적으로 조달한다는 물질적 욕구에서 나온 국가정책으로 그런 일을 자행해 왔다. 그런 범죄에 대한 응분의 대가를 치른다면 미국이 완전히 멸망하고 흔적도 없이 사라져도 속이 시원하지 않겠지만, 지금까지와 같은 제국주의적 세계 경영정책을 포기하고 북미대륙 내로 경제무대를 한정하기만 해도 세상은 크게 달라질 것이다.

지금 진행되고 있는 한반도의 긴장국면도 이런 맥락에서 해결책을 찾을 수밖에 없다. 전세계의 다양한 문화와 언어와 전통, 관습, 민족성을 가진 인류는 물적인 욕심, 곧 경제성장의 추구가 아니면 충분히 서로를 이해하면서 평화롭게 공존할 수 있는 역사적 공감대를 가지고 있다. 미국이 달라져야 인류가 살 수 있고 지구가 평화로워질 수 있다. 그래야 한반도에서도 불의를 몰아내고 정의를 되찾을 수 있다.

포스코는 인도에서 무슨 일을 하고 있는가?

2005년 6월 22일에 한국기업 포스코와 인도의 오릿사주는 MOU를 체결하여 동 오릿사주의 철광산을 개발하고 제철소를 세우기로 합의했다. 제철소가 들어설 땅 4004에이커 중에 3100에이커는 삼림이고 그 삼림을 생계의 터전으로 삼고 있는 화전민들이 많이 살고 있다. 제철소가 세워지면 그곳에 토지소유권도 없이 살던 4000 가구가 아무런 대책도 없이 떠나야 하며 270가구만이 공식적으로 보상을 받을 수 있다고 한다.

포스코는 제철소를 짓는 데 4000에이커, 거주지로 2000에이커 그 외에 채굴과 항구지역으로 많은 토지를 수용하는 것으로 되어 있고 마하나디 강에서 1.2억톤의 물을 끌어 써서 인근의 부바네스와르시와 쿠탁시의 용수공급을 위협하며, 채굴한 철광석은 6억 톤은 독점 공급을 받고 4억 톤은 다른 곳으로 판매한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서 포스코 측이 제공하는 대가는 13000개의 일자리 외에는 세금도, 용수, 토지에 대한 대가도 로열티도 거의 아무것도 없다는 것이며 오히려 현재의 삼림 지역에서 일하는 2만명의 일자리를 빼앗고 4만명의 이주민을 만들어낸다는 것이다.

현지 주민과 시민단체의 반발이 거세지자 2009년 12월 29일에 삼림지역에서 비삼림지역으로 용도변경을 내주었던 환경부는 최근에 오릿사주에 사업중지 명령을 내렸다. 그러나 아직 주민들과 시민단체들이 불법이라고 주장하는 용도변경 허가를 철회하지는 않고 있다는 것이다.

자원채취를 개발이라는 미명으로 포장하여 주민을 삶의 터전에서 내쫓는 것은 우리가 국내에서도 늘 보아온 개발의 공식이다. 다른 나라에 가서는 그런 개발이 더욱 폭력적이 되며, 우리나라가 서양국가들과 일본의 선례를 쫓아 그런 범죄행위의 대열에 동참하는 것은 역시 탐욕의 동기로 생존권을 빼앗는 불의한 행태이다. 미국의 절대적인 정신적 물질적 영향 속에서 그런 범죄에 대한 의식도 없는 지금의 한국경제는 결코 민족의 미래를 책임질 수 있는 경제 모델이 아니다.

지난호 보기

*수신을 원하지 않는 분은 sngmoo@cycleconomy.org로 요청하시기 바랍니다.

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