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환경제연구통신

제201032호

2010년 10월 15일 금요일

발행인: 이승무

발행처: 순환경제연구소

주소: 서울시 마포구 도화동 173번지 삼창 프라자 1439호. 전화:070-7767-5510 팩스 02-717-5510

산업과 폭력에 관한 단상

연구소 일을 하다 보면 사업장을 방문하는 일이 가끔 있다. 대개가 작은 규모의 재활용 작업장이고 어떤 경우에는 꽤 큰 공장도 방문하게 된다. 근 10년 간을 사업장에 다녀 보면서 아직도 공장에 들어갈 때면 기계의 소음과 진동, 냄새 때문에 거부감이 드는 것을 어쩔 수가 없다. 그 가운데서 매일 출근하여 근무하는 분들의 경우에는 어떠할까 생각하면 마음이 어두워진다. 특히 공정의 전 과정이 자동화되어 기계가 일사불란하게 작동하는 곳을 가게 되면, 더 위험하다는 생각이 많이 든다. 기계는 사람의 사정을 보아주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은 노동을 통하여 노동의 대상과 스스로를 변화시켜 간다고 하는 말이 있지만, 연구실과 산책하는 길에서만 생활하다가 산업시설에 가 보게 될 때마다 받는 충격이 너무 크기 때문에 드는 생각은 과연 산업시설에서의 노동이 인간에게 무엇을 해 주는가 하는 것이다. 산업시설에서 무시무시한 굉음과 진동, 냄새와 먼지를 일으키는 것은 사람의 힘이라기보다는 인간이 땅 속에서 추출해 낸 에너지가 그렇게 하는 것이다. 상징적인 개념으로 말하면 “불”의 힘이며, 지구의 역사에서 언젠가 한 때는 살아 있던 생물체가 변해서 화석연료가 된 것이다. 인간은 “불”을 완벽하게 다스리고 있는가? 그 에너지로 인간의 땀 흘리는 노동을 대신하므로 인간이 그 에너지를 다스리고 유익하게 사용하는 것이지만, 현장을 방문해 보면 인간은 왜소해지고 조심하지 않으면 뼈도 못 추리는 존재가 되고 만다.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그 시설이 지금과 같이 안정적으로 가동되기까지 사고를 당하여 죽거나 불구가 되었을 것인지 그런 생각이 저절로 들게 된다.

원료는 산더미처럼 공장 뜰에 쌓여 있고, 완성된 제품은 쉴 틈 없이 쏟아져 나온다. 그 덕택으로 우리는 생활에 필요한 물품들을 미안할 정도로 저렴한 가격에 양껏 사용하고 있다. 산업은 이처럼 인간의 힘이 아닌 기계의 힘으로 막대한 자원을 가공하여 물자를 생산하고 더 이상 필요한 것이 없을 만한 소비생활을 가능하게 해 주지만, 생산과정에서 기계와 에너지가 부리는 위세와 권력은 대단하다. 군대에서 상관이 치는 호통보다 훨씬 무서운 굉음과 진동으로 사람을 겁에 질리게 만들고 몸을 사리게 만든다.

그것은 무생물적 존재에 의한 비인격적 힘으로서 폭력이라고 말하는 것은 부적당할 것이다. 생산을 위해서는 당연한 것으로 받아들여야 하는 것으로 인식된다. 그러나 그 위력적인 영향력은 근로자들에게 큰 파급효과를 미칠 수밖에 없고, 풍부한 물질생활을 보장해 주는 주체로서 산업은 스트레스를 받는 노동자들을 통해 보이지 않게 사회 전반에 정신적인 상처를 입히고 있다. 이럴 경우에 산업은 사회를 호령하는 주인공으로서 권력을 휘두르고 있는 것으로 여겨진다. 산업을 통해서 우리 모두는 지구의 자연에 대한 착취자가 되며, 산업이 제대로 돌아가게 하는 데 보조적인 지원 역할을 하기 위해 정신적 신체적인 능력을 쏟아 붓는 대가로 살아간다고 할 수 있다. 비인격적인 산업이 우리 모두를 지배하고 있는 것을 공장에 가 보면 체감하게 된다.

어느 나라나 마찬가지이지만 우리나라 정부의 산업정책 담당 부처인 지식경제부는 산업이 원활하게 가동될 수 있도록 에너지와 자원을 안정적으로 해외로부터 조달하고, 산업에 여러 가지 편의를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특히 수출 산업이 주된 혜택을 본다. 그런데 이 산업이 사람들의 민주적인 열망을 억제해 가면서 커져 온 것도 사실이다. 산업현장에서 위험한 작업환경 때문에 피해를 당한 근로자들의 목소리를 잠재우고 충분히 휴식을 취할 수 없는 근로조건을 유지하게 만들기 위해 산업의 필요, 물질의 필요가 민의 목소리를 억압한 것으로 볼 수 있다. 우리가 경험한 산업국가는 폭력을 휘둘렀고, 그것은 산업 자체의 특성상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과연 산업이 제공하는 값싼 풍부한 물자를 누리고 살기 위해 우리는 산업을 불가피한 것으로 보고 그 위세와 위협을 감수하면서 살아야 할 것인가 하는 질문을 해 볼 수 있다. “국가는 과연 산업을 지원하는 정책을 펼치는 것이 옳은 일인가, 지식경제부라는 정부부처가 꼭 있어야 하는가, 동네의 작은 공방에서 솜씨 좋은 목수와 장인이 만드는 물건을 조금 비싼 값으로 사서 오래 두고 소중히 쓰는 것은 어떤가? 그렇다고 해서 과학기술이 꼭 퇴보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인가?” 하는 의문이 계속 일어난다. 사회에 전혀 도움이 안 되는 책상물림의 넋두리라고 할 수 있겠지만 순환경제연구소는 계속 그런 문제제기를 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연구소 동향

1. 지속가능한 경기도를 위한 시․군 자원순환사회 지표 개발 및 모니터링 계획 수립을 위한 민․관 협력 워크숍이 지난 10월 12일에 많은 분들이 참석한 가운데 경기개발연구원에서 진행되었으며, 자원순환 쓰레기 제로 사회를 만들기 위한 여러 가지로 유익한 열띤 토론이 있었습니다.

2. 2010년 기독교환경운동 정책세미나

자원순환 사회를 향한 ‘교회의 자원재활용운동’

- 일시 : 2010년 11월 8일(월) 2시 ~ 4시30분

- 장소 : 본회 교남동 사무실 옆 세미나방

(711-8905, 서대문역과 독립문역 사이, 영천시장 맞은 편 인디안점 2층)

- 주최 : 한국교회환경연구소, 기독교환경운동연대, 자원순환연구소

- 후원 : (재)한국환경민간단체진흥회

- 문의 : 02-711-8905, 011-9966-1557(유미호 실장)

- 내용 : ‘자원순환(재활용DIY)’ 전시 / 인사

[교회 실천사례] - 빗물 재활용 / 방영철

- 음식쓰레기 재활용 / 고성기

- 소형가전 재활용 / 이원희

- 재생지 사용 / 유미호

- 초록가게운동 / 신석현

[주제발표] 자원순환사회를 향한 교회의 자원재활용운동 / 이승무

[지정토론]

[전체토론]

[자원순환 자율실천 교회 선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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