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환경제연구통신

제201102호

금주의 명언

네 의지의 준칙이 언제나 동시에 보편적 입법의 원리가 되도록 행위하라.

(Handle nur nach derjenigen Maxime, durch die du zugleich wollen kannst, dass sie ein allgemeines Gesetz werde.)

너 자신에게 있어서나 다른 사람에게 있어서나 인격을 언제나 동시에 목적으로서 대하고 수단으로서 대하지 말라. (Handle so, dass du die Menschheit sowohl in deiner Person, als in der Person eines jeden anderen jederzeit zugleich als Zweck, niemals bloß als Mittel brauchst.)– 칸트

2011년 1월 20일 목요일

발행인: 이승무

발행처: 순환경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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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처분과 양민학살의 전력

최근에 소와 돼지 150만 마리가 구제역에 걸렸거나 그럴 가능성이 있어서 예방차원에서 죽임을 당하거나 생매장된 일이 일어났다. 아직도 이는 현재진행형이며, 닭과 같은 가금류도 그렇게 될 위기에 처해 있다.

대한민국 정부는 해방 후 제주도에서 주민을 마구잡이로 학살했고 한국전쟁 발발 직후에 보도연맹에 가입한 사람들을 끌어다가 학살한 경력을 가지고 있다. 그 수를 수십만 명으로 본다. 그런 학살을 명령한 최고위 당국자는 물론 이승만 대통령이었다고 본다.

공산주의 사상에 물든 사람들 그리고 그 주위에 있어서 전염이 될 가능성이 있는 사람들까지 처형한 것이 오늘날 벌어지는 가축들에 대한 학살과 같은 방식이라고 할 수 있다. 말하자면 크게 번지지 못하도록 예방 차원에서 무고한 목숨을 빼앗는 방식이다.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런 일이 범죄시되지 않고 합리적인 정책으로 통하는 것이 우리가 살고 있는 한국의 정치사회적 지배문화라는 것이기도 하지만, 그것이 돈을 가진 외국의 인정을 받기 위한 전략으로 취해진 조치라는 공통점이 있다는 것이다. 한국에서 벌어진 양민학살은 유라시아 대륙 끝에 반미의 무풍지대와 반공의 전초기지를 만들고자 하는 미국의 관심에 부합하도록 붉은색이 전혀 없는 청정지대를 조성하여 미국에게 안심과 만족을 주고 이들의 전폭적인 군사적, 경제적 지원을 받으려는 전략에서 나온 것이라고 할 수 있다.

북한 사람들은 거의 빈사지경인데 지금 한국 사람들이 잘 먹고 잘 사는 것이 다 철저하게 미국 편에 붙어 반미 좌익세력을 소탕한 덕분이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지금도 그런 대대적인 살처분의 기회가 와야 국운이 융성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겠는가?

지금의 가축들에 대한 학살도 감기나 마찬가지로 2주일 정도 지나면 자연스럽게 회복되는 구제역인데도 불구하고 국제적으로 청정구역인가 뭔가의 인증을 유지하려는 의도에서 이루어졌다고 하지 않은가? 이는 고작 한화 20억원 정도의 육류수출을 보호하기 위해 1조원 이상의 손실을 감수하는 괴상한 셈법에 따른 것이어서 도무지 이해가 안 가는 일이지만 큰 돈을 가진 외부 사람들의 인정을 받는다는 생각만큼은 확실하게 보여주고 있다.

시장경제에서는 자본과 구매력을 가진 측의 인정을 받아야 하므로 자기가 좋아하거나 필요한 물건이나 일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물건이나 서비스를 만드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물론 시장경제가 아닌 어느 조직사회에서도 상관이든 동료든 다른 사람의 평가와 인정이 살아가는 데 관건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대한민국이라는 작지 않은 나라가 일개 회사처럼 돈과 힘을 가진 상급자나 외부의 투자자, 고객의 평가와 인정에 목을 매달고 청정구역을 위해 사람을 포함한 동물을 살처분하는 관행을 유지하는 것은 공적인 범죄라고 할 수밖에 없다. 그것은 자국 국민의 인정과 평가보다는 해외의 평가에 더 연연해 하는 국가기구의 범죄이다. 당연히 외부(?)의 평가에 연연해 할 필요가 없는 지구 전체 인류 공동체의 보편적 기준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일이 한국 영토 내에서 벌어져 왔고 지금도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외부의 평가가 무섭지 않다면 안 해도 되는 일, 그것도 다른 존재의 생명권을 침해하는 일을 아무런 윤리적 고민도 없이 행하는 것이 보편적 도덕과 인륜에 어긋나는 일이고 범죄에 해당하는 것일 뿐 아니라 그것은 사기성이 농후한 일이다. 왜냐하면 그런 청정지대라는 것은 이론적으로만 가능할 뿐 현실에서는 유지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반도체를 생산하는 공장 내부와 같은 장소에서는 혹시 가능한 일인지 모르나 생명체들이 존재하는 땅이라는 공간은 공장이 아니고 만물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공존하는 장소인 것이다.

이번의 살처분 소동은 대한민국의 존재방식을 근본적으로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며, 한 나라와 회사, 땅과 공장이 어떻게 구분이 되어야 하는지를 깊이 고민하는 계기가 된다. 나아가 지구적으로 통용되어야 할 가치판단의 기준을 위배하면서 사는 집단 내에서 윤리와 정의를 지켜나가는 것이 가능한 것인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하게 한다. 만약에 대한민국만 그런 것이 아니라 국가조직과 그 안의 조직을 이루고 사는 인간이 외부와 상부의 평가에 행동의 기준을 두어야 하는 존재라고 한다면, 국가를 이루고 사는 인간사회의 존재방식 자체에 대해 깊은 고민을 해 보아야 한다.

연구소 소식

1. 연구소의 새 식구로 경영컨설팅 전문가인 이정환 선생님이 합류하셨습니다. 연구활동분야의 지평이 넓어질 것으로 기대됩니다.

2. 지난 1월 7일에 합명회사 법인으로 등기하였고, 1월 17일에 법인 사업자 등록을 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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