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환경제연구통신

제201103호

금주의 인용문

나는 우리가 우리의 행성과 그런 협약을 맺어야 한다고 제안한다. 지구는 모든 카드를 쥐고 우리에 대한 엄청난 권력을 갖고 있어 그런 협약은 우리는 절실히 필요로 하지만 지구는 자신의 시간표 상에서 그리 절실히 필요로 하지 않는 것으로서 우리에게는 축복이 될 것이며 지구로서는 선심을 쓰는 것이 될 것이다. 지구가 아직 거래를 할 의지가 있을 동안에 문서에 서명을 하는 것이 좋다. 우리가 지구를 신사적으로 대한다면 지구는 우리를 당분간 살아가도록 지켜줄 것이다. 우리가 지구에게 상처를 내면 지구는 피를 흘리면서 우리를 차 버리고 상처를 싸매고 지구적인 시간표에 따라 일을 처리할 것이다. 불쌍한 리차드(벤자민 프랭클린의 달력에 나오는 인용문의 주인공)는 “필요는 좋은 협상을 하게 하지 못한다”고 우리에게 말해 준다. 그리나 “거래의 기술”에서 지구는 인간보다 더 착하다. 지구는 자신의 목적을 견지할 것이다. 우리도 가서 그렇게 해야 한다.

I suggest that we execute such a pact with our planet. She holds all the cards and has immense power over us--so such a compact, which we desperately need but she does not at her own time scale, would be a blessing for us, and an indulgence for her. We had better sign the papers while she is still willing to make a deal. If we treat her nicely, she will keep us going for awhile. If we scratch her, she will bleed, kick us out, bandage up, and go about her business at her planetary scale. Poor Richard told us that "necessity never made a good bargain," but the earth is kinder than human agents in the "art of the deal." She will uphold her end; we must now go and do likewise. (NOTE: This is an excerpt (about half) of an article titled "The Golden Rule--A Proper Scale for Our Environmental Crisis", by the paleontologist Stephen Jay Gould, which appeared in Natural History in September 1990.)

2011년 1월 28일 금요일

발행인: 이승무

발행처: 순환경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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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요와 실험

간디는 자서전을 쓰면서 부제목을 “진실에 관한 나의 실험 이야기”라고 붙인 것은 유명하다. 과학자들은 새로운 인과관계나 이론을 발견하기 위한 과정으로서 실험을 거치며, 이 실험에는 돈이 들어간다. 즉, 물자와 에너지를 소비한다. 과학자만 그런 것이 아니다. 간디와 같은 실험적인 삶을 살아가면서 그 실험의 기록을 남긴 사람, 소설이나 시로 삶의 단면을 기록하는 사람들은 다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는 어떤 것을 찾아내기 위해 실험을 한 것이라고 볼 수 있다. 물론 그런 삶의 실험에도 그 재료가 있어야 한다.

삶 자체가 지구상의 물질을 소비하고 쓰레기를 배출하는 과정임을 부정할 수 없다면, 그리고 살아 있는 물질적 존재로서 삶 자체를 부정할 수 없다면, 물질을 소비하면서 삶을 영위해야 하는 존재이유를 찾으려고 노력하는 것은 인간답게 살기 위한 조건이 된다. 그 중 하나가 삶은 실험이라는 것이다. 그리고 그 실험은 더 나은 삶의 방식을 발견하고자 하는 인간의 공동재산으로 들어가게 된다.

또 하나는 필요라고 부르는 것이다. 그 필요는 자기보존의 본능과 사회적 관계에서 나온다. 물질적 생명활동의 지속 이상으로 인간 존재에게는 물질을 향유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으며, 이 역시 인간 공동체를 위한 삶의 실험을 행한다는 존재의 내적 욕구가 아닐까 생각해 본다. 어떤 사람에게는 과학자로서 거대한 실험장치와 재료를 동원해서 수행해야 할 중대한 실험이 맡겨지고 또 어떤 사람에게는 빈약한 물질로 생존을 이어가는 방법을 찾는 위험한 실험이 맡겨지기도 한다. 그 어떤 경우에도 철저한 기록과 증거가 없는 잉여물자의 단순한 소비는 낭비로 여겨지며 정당화되기가 어렵다.

남에게는 위험천만한 실험을 강요하면서 실험정신이 없이 살아가는 사람들도 있다. 지금의 시대는 지금까지의 오랜 전통에 충실하게 살 수 있는 시대도 아니고, 지금의 경제질서를 최고의 이상으로 삼고 이에 충실하게 사는 것도 위험할 뿐 아니라 도덕적으로 문제가 되는 시대이다. 이 시대에 비정규직 근로자, 노숙자, 그리고 북녘의 동포들은 극히 빈약한 물질로 생존을 이어가는 힘든 실험을 강요당하고 있다.

그런 실험은 스스로 가난을 선택하는 수도자들, 간디와 같은 성자에 의해 행해질 때만 실험다운 실험이 되어 온 인류에게 필요한 내용이 나올 수가 있다.

인류에게는 미래를 대비할 많은 시간이 남아 있지 않으며, 우리나라에는 더 파괴하고 더 고갈시킬 생태환경도 별로 남아 있지 않다는 데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공감하고 있다. 앞으로의 새로운 삶과 새로운 문명에 대한 많은 실험이 지금처럼 필요한 때도 없다.

그 실험에는 의식을 가진 사람들이 각자 많이 참여할수록 좋다. 반면에 겨우 생존을 이어가는 데만 관심이 있는 사람들은 적을수록 좋다. 현재의 사회체제에서 더 많은 물질을 확보하여 폐쇄된 자기 집단의 울타리를 쳐 놓고 한 평생을 안전하게 사는 데만 관심이 있는 사람들과 너무 불안정하고 빈약한 물질로 생명을 이어가기에 급급한 사람들이 사회의 대부분을 차지한다면, 그런 사회에는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고 할 수 있다.

자발적으로 실험에 참여하기 위한 물적, 정신적인 조건을 확보해 주기 위하여 의식주와 교육 등에 대한 기본적인 필요를 사회적으로 충족해 줄 수 있어야 한다. 나는 이것이 지금 시대의 정치가 초점을 두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한다. 즉 넓은 의미에서의 ‘생산적 복지’라고 할 수 있으며, 여기서의 생산은 삶의 실험에 의해 인간의 미래를 확보해 나갈 새로운 생존방식과 기술의 창출을 중심에 두는 것이다. 사회주의의 실험은 실패했지만, 그것이 자본주의의 지속가능성을 검증해 주었다고 볼 수는 없다.

실험이 실패했다는 표현 자체가 어폐가 있다. 진지한 실험 그 자체가 많은 교훈을 주는 것이기 때문이다. 엉성하고 대략적인 실험으로 시간과 재료를 낭비한다면 어떤 긍정적인 결과가 나와도 그 실험은 무의미한 것이 되므로 실패한 것이다.

2011년 도시와 농촌에서의 물자를 소비하는 우리의 삶 자체가 진지한 실험이 되어 유의미하게 기록되기를 기원해 본다.

다음은 2011년의 연구 계획이다.

“순환경제와 환경세” 집필 및 출판계획

취지

순환경제는 국가를 전제로 하지 않지만, 현재의 국가체제에서 출발하여 순환경제로 가야 하기 때문에 현재의 국가 조세제도와 국가의 기능을 분석하고 그 체제의 개혁을 제안할 필요가 있다.

인류의 지속가능한 미래를 준비하기 위하여 가용한 자원을 최대한으로 지구생태계를 복원하고 지속 가능한 에너지 시스템으로 가기 위한 과학과 기술의 연구에 사용하도록 하는 국가 기능의 재정립이 필요하다.

순환경제는 폐기물과 자원의 분야에서 출발한다. 이 분야에서 환경세 개념이 본격적으로 도입되어 강화되지 않으면 순환경제가 이루어지기 어렵다. 따라서 순환경제를 이루기 위한 핵심적인 이론적 고리의 고찰을 위해 ‘순환경제와 환경세’라는 주제를 선정한 것이다.

목차

1. 서론

2. 순환경제의 개념

1) 인간사회의 물질 순환적 기초

2) 경제단위의 성립

3) 국민경제의 출현과 물질순환의 균열

3. 국가의 출현과 그 경제적 기능

1) 화폐와 교역의 발달

2) 군사적 보호와 안보

3) 국가기구의 발달

4. 재산권과 조세의 역사적 고찰

1) 재산권 제도

2) 조세제도

3) 현대의 재산권 및 조세제도

5. 자본주의 경제의 작동구조

1) 자본주의의 구성요소: 재산권, 화폐금융, 국가관료

2) 환경 및 자원고갈 위기의 자연적 사회적 원인

3) 현 체제 자본주의 질서에 의한 대처방안과 한계

6. 조세개혁의 논리

1) 토지, 노동, 자본 등 생산 3요소에 대한 경제학적 고찰

2) 환경자원, 지세 중심의 조세제도 제안

3) 순환경제 수립을 향한 화폐금융 및 국가제도의 개혁방안

연구소 소식

1. 지난 1월 27일 푸른경기 21의 총회에 참석하였으며, 기후행동 분과의 위원으로 위촉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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