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환경제연구통신

제201118호

2011년 10월 29일 토요일

발행인: 이승무

발행처: 순환경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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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의 기성세대가 공산주의를 싫어하는 이유

최근에 일본의 교원노조에서는 독도가 일본 영토라는 주장은 근거가 없다고 공언했다. 일본의 교원노조가 공산주의적 성향을 갖는지는 모르지만, 꽤 진보적인 단체인 것으로 생각된다. 일본의 우익들은 철부지들이 다 된 밥에 코를 빠뜨린다고 생각할 것이다.

백범 김구선생의 나의 소원에 이런 대목이 나온다: “일부 소위 좌익의 무리는, 혈통의 조국을 부인하고 소위 사상의 조국을 운운하며,혈족의 동포를 무시하고 소위 사상의 동무와 프롤레타리아트의 국제적 계급을 주장하여, 민족주의라면 마치 이미 진리권 외에 떨어진 생각인 것같이 말하고 있다. 심히 어리석은 생각이다.”

공산주의자들이 신탁통치 찬성운동을 한 것도 우리나라에서는 우익세력이 두고두고 공산세력을 비판하는 꺼리가 된다. 우리나라의 토양에서는 과거에 공산주의 운동세력이나 무정부주의 운동세력도 일제와 맞서 싸웠다. 그것은 일본 제국주의 세력이 한국사람들이 아니었기 때문이 아니라 자본주의의 극단적인 파시스트적 형태였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 점을 감안하더라도 국제 무정부주의 운동계에서는 한국 무정부주의자들의 민족운동 참여를 이례적인 것으로 보고 있다.

한국에서 좌파정당이 발전하는 데 걸림돌이 되는 것이 대중들의 공산주의에 대한 정서적인 거부감이다. 그것은 공산당이 폭력적이라거나 비민주주의적이라거나 약속을 안 지킨다거나 권모술수에 능하다는 것을 드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 모두는 비본질적인 이유들이다. 왜냐하면 우파들이 그런 방면에서는 더 앞서 있고 수단이 발달되어 있다는 것에서 알 수 있기 때문이다. 그보다는 자기편과 남의 편을 잘 모르는 사람들이라는 인식이 결정적이라고 생각된다. 그리고 이 점이 민족주의자들과 공산주의자들을 구분하는 기준이 되기도 한다.

자원 문제에서도 한국의 정부와 산업계, 일반 국민 모두가 해외 자원채굴 사업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재활용이나 자원순환도 국내 산업과 경제를 유지, 발달시켜야 한다는 생각에서 추진되는 것이지 지구환경을 걱정하거나 제3세계의 자원채굴로 인한 환경파괴를 걱정하는 경우는 별로 없다. 이처럼 우리나라 국민의 의식은 가족 중심주의, 지역 중심주의에 얽매여 있거나 더 나아간 경우에도 국익을 우선시한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 레드 콤플렉스가 그렇게 공고하게 지속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말하자면 자기 동족, 자기 나라를 배반하는 반역자들이라는 인식이 되는 것이다.

유럽에서는 이런 민족주의 성향을 가진 사람들을 대변하는 정당은 소수파에 불과하다. 보수파에 속하는 자유주의 정치세력들도 민족주의적인 견해를 표시하기가 힘들다. 반면에 한국에서는 보수파가 미국과 일본에 기대지 않으면 살 수 없다고 하면서 그 외의 외국에 대해서는 적대감과 멸시를 거리낌 없이 표출하는 아류 민족주의적인 성향을 대표하고 있다.

이러한 협소한 시야와 성향을 단순히 다른 나라들과 비교하는 것은 물론 문제가 있다. 이 역시 오랜 역사를 거쳐서 체득해 온 생존전략이라고 할 것이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진보정치세력이 뿌리를 내리기가 힘들게 되어 있다. 자존심도 버린 아류 민족주의를 배격하고 민족주의를 주장하는 세력이 진보세력이라고 자리매김되고 있지만, 그것은 국제적인 기준에서는 맞지 않는다.

오히려 자본가들이 국경선이나 민족을 거추장스러운 것으로 생각한다.

자본주의 진영의 상공업 세력은 국제적이고 활동범위가 국가의 영역을 쉽게 벗어난다. 그러나 상공업자들은 외국에서 활동하면서 애국자가 될 수밖에 없고, 시장경쟁을 위해 동족의 네트워크를 활용하지 않을 수 없다. 상공업에서 국경을 초월하는 경향은 시장을 전세계로 확장하려는 의도에서 나온 것이다. 이들이 진정으로 국제주의적 성향을 지닌다면, 우리나라에 와서 근로하는 외국인 근로자들에 대한 차별대우를 당연한 것으로 생각해서는 안 될 것이다.

이러한 뿌리 깊은 민족중심주의 내지 국가중심주의적 사고방식은 언제쯤 어디서부터 극복될 수 있을 것인가? 우리나라에 외국인 노동자들과 다민족 가정이 늘어나게 되면 해결될 것인가?

나는 종교가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한국의 기독교는 아류 민족주의이건 정통 민족주의이건 지금까지 민족주의적인 성향을 대표해 왔다. 불교도 호국불교의 전통을 자랑하고 있다. 원불교, 천도교 등의 고유 종교는 아예 민족종교들이다. 북녘의 주체사상은 또 어떠한가? 비과학적이고 근거 없는 자기 민족 우월주의, 입장을 바꿔서 생각할 줄 모르는 것, 비판을 받아들이지 못하고 논쟁을 기피하는 것 그 어느 것도 민주주의와는 상충된다.

이는 어느 종교를 막론하고 종교 자체의 본뜻과도 어긋난다. 종교 안에서는 아무리 먼 데서 온 심지어 적국에서 온 전혀 생면부지의 사람들과도 서로 형제자매라고 불러야 한다.

그럴 수 있는 것이 진보이고, 사람들이 비난해 마지않는 진실된 빨갱이들의 태도이다.

나는 개인적으로 전세계에 공산주의 국가가 절반 정도가 되고, 자본주의 국가가 절반 정도 될 때 세계가 어느 정도 정상적으로 돌아갈 것으로 보고 있다. 지금은 공산주의 국가가 쿠바 등 극소수에 지나지 않아서 항상 자본주의 세계의 제재와 전복의 위협을 받고 있다. 반대로 공산주의가 대다수가 되면, 공산주의 국가의 관료제도도 자본주의 못지 않게 타락하리란 것을 쉽게 예상할 수 있고, 몇 안 남은 자본주의 국가를 무력으로 위협하거나 잔인하게 짓밟는 모습을 지금의 자본주의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보여줄 것이라고 할 수 있다.

공산주의와 자본주의가 대등한 실력을 갖추고 균형을 유지할 때 전 세계적인 양당제가 이루어지면서, 인민의 지지를 받기 위한 노력을 하면서 서로 경쟁할 것이기 때문에 민주주의가 제대로 실현될 것이다. 그러므로 지금은 좌익이나 좌경 세력, 혹은 진보세력이 더 강화되어야 하고, 단지 자본주의 사회 내에서 소수의 소금 역할만 할 것이 아니라 민주적 평화적 테두리 내에서 적극적으로 정권을 장악하려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한다.

[연구소 소식]

1. 10월 27일 김천시에서 열린 “도농 순환을 통한 지역고용 활성화전략 심포지엄”에 참석하여 “도농간 물질대사 실패에 의한 병의 진단과 회복방안” 대해 발표를 했습니다. 자료실에 올려놓았습니다.

2. 10월 26일 경기도 푸른경기 21의 “기후행동 21” 분과 지방의제 재작성 회의에 참석했습니다.

3. 강원도 광역자활센터와 재활용 사회적 기업들의 수거, 선별 집하장 문제로 연구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앞으로 강원도와 순환경제, 쓰레기 제로운동 방면에서 긴밀하게 협조하는 체제를 구축하려고 계획하고 있습니다.

4. 11월 11일에는 자원순환 거버넌스 포럼 주관으로 자원순환 운동단체 간담회를 서대문 기사연 빌딩 지하 이제홀에서 오후 4시부터 가지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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