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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환경제연구통신 제201218호 2012년 10월
5일 금요일 발행인: 이승무 발행처: 순환경제연구소 주소: 서울시 마포구 도화동 173번지 삼창 프라자
1522호. 전화:070-7767-5510 팩스 02-717-5510 질적인
소득수준과 저녁 있는 삶 우리나라의 직장인들은 연봉책정과 승진 때 더 나은 평가를 받기 위해서 혼신의 노력을 기울이고, 필요하면 야근이나 주말근무는 얼마든지 한다는 근무태도를 가지고 있다. 그렇게
해서 받는 연봉이 5천만원이라고 하자. 아침에 9시까지 출근하여 저녁
7시에 퇴근하면 5일을 일한다고 할 때 단순히 근무시간만 따져서 일주일에 50시간 정도를 일하는 것이다. 그뿐 아니라 저녁 시간도 업무와
유관한 모임이 많아서 심야 시간에 귀가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 자녀들도 학원, 독서실 등을 전전하다 심야에 귀가하는 것과 비슷하다. 하루 24시간 중에 생업에 매달리는 시간이 직간접적으로 12시간이 넘는 것으로 생각된다. 나머지 12시간은 수면시간, TV를
보면서 넋을 놓고 있는 시간 등 신체적인 필요상 더 할애할 수 없는 시간이다. 한국사람들은 은퇴하거나
실직하기 전까지 이처럼 돈을 버는 일에 모든 것을 바치는 생활을 계속하고 있다. 그런 생활패턴을
유지하면서 1인당 국민소득이 2만 달러를 넘는다고 하는
것이 좋은 것이라고 할 수 없다. 하루에 8시간씩 1주일에 40시간을 일하면서, 저녁에는 업무와 관계되는 일로 시달리지 않고
자신이 하고 싶은 활동을 한다면, 지금 돈을 벌기 위해 쏟아 붓는 시간과 에너지의 2/3 정도만을 돈을 버는 데 사용하는 것이 될 것이다. 게다가
업무실적 평가로 스트레스를 받는 것은 어느 나라나 없다고 할 수 없는 것이지만, 평가보다는 자기
소신껏 최선을 다하는 것에 중점을 두는 직장생활을 한다면, 그 결과 유지되는 소득은 지금의 1/2이 될지도 모른다. 그러면 우리나라의 1인당 국민소득이 1만 달러 수준이 되는 것인데 이는 브라질, 터키, 러시아의 수준이고 세계 평균 국민소득도 그 정도는 된다. 우리나라는 땅은 좁고 인구는 많고 자원이 없기 때문에 유일하게 믿을 것은 인적자원이라고 사람들은
입버릇처럼 이야기한다. 그러면 일하는 사람들이 최상의 컨디션을 유지하면서 일하고 일하는 동시에 자기발전을
도모할 수 있도록 인적자원 관리를 하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한 일이다. 이와 달리 지금은 양계장의
암탉들이 밤낮으로 달걀을 낳도록 공장식 사육환경에서 혹사를 당하듯이 인적자원이 소득이라는 목표를
위해서 혹사당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의 소득을 1/2로 줄여도 세계 평균 소득보다는 높은 수준이 된다. 국민소득이
세계평균 정도 되는 것을 부끄러워해서는 안 된다. 이미 세계 평균의 생활 수준은 그 생태발자국의
크기로 볼 때 지구가 감당할 수 있는 지속가능한 생산-소비
수준의 두 배 정도가 되는 것이다. 그것이 가능할지 의심스럽지만 이처럼 일하는 페이스를 떨어뜨리고 소득을 줄이게 되면, 우리나라는 우리나 세계가 알고 있던 그런 한국이 아닌 전혀 다른 나라가 될 것인데 그것이 사람들에게나 지구
전체에게나 이로운 일이 될 것이다. 한국 사람들의 창의성은 더 높아지고 건강은 더 좋아져서 지금보다
오히려 덜 쪼들리고 덜 불안한 경제생활을 하게 될 것이다. 세계에서 행복지수가 가장 높다는 부탄은 1인당 국민소득이 2천 달러 정도이다. 믿을 것이라고는 사람의 능력밖에 없다면, 사람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사회로 나아가야 하는데 그렇게 못한다면, 이는 국제적으로 한국의 노동자들이
하는 역할을 저급한 시간 때우기 식 노동, 소모품으로서의 노동자 역할로 규정하는 메커니즘이 작동하기
때문이다. 지나간 것처럼 들리는 “저녁이 있는 삶”은 지금 시대에 절실한 구호이고 그 과제가 해결되지 않고서는 한국의 미래가 없다는 것은 명백하다. *수신을 원하지 않는 분은 sngmoo@cycleconomy.org로 요청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