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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환경제연구통신 제201219호 2012년 10월
12일 금요일 발행인: 이승무 발행처: 순환경제연구소 주소: 서울시 마포구 도화동 173번지 삼창 프라자
1522호. 전화:070-7767-5510 팩스 02-717-5510 야간 경비 초소 북한 지역으로부터 어느 군인이 휴전선 철조망을 넘어 와서 남한 경비 군인 막사의 문을 두드리며 자는
군인들을 깨워서 투항을 요청했다고 하여 온통 난리가 난 모양이다. 사람은 야행성 동물이 아니어서
밤이 되면 잠이 오고, 잠이 오면 잠을 자는 것이 정상이다. 그러나
정상적이지 않은 상황이 발생하면, 잠이 오는 것을 참으면서 깨어서 활동을 해야 하는 경우도 있다. 직업상 다른 사람들이 밤새 위급한 상황을 맞이하게 되는 것을 대비하여 불침번을 서는 사람들도 있다. 군인, 경찰, 병원의
의료관계자, 아파트 경비원, 보안업체 직원 같은 직업을
가진 사람들은 순번을 정해서 야간 근무를 해야 한다. 신문기자들도 야간근무를 하면서 취재를 위해
대기하는 경우도 있고, 또 어떤 신문은 배달을 새벽 2, 3시경에
해서 신문배달원이 정상적으로 잠을 자지 못하는 경우가 되기도 한다. 이 경우처럼 불필요하게 잠자는
시간을 빼앗는 근무체계는 물론 좋은 것은 아니다. 근무자의 건강을 해치는 야간근무는 한마디로 ‘필요악’에 국한되어야 한다고 할 수 있다. 휴전선에서 24시간 대치하고 있는 남과 북의 병사들은
지나간 세대, 그리고 기성세대들이 어리석거나 악했던 죄로 벌써
67년째 지속되는 분단된 나라에 태어나 전혀 ‘필요악’이라고 할 수 없는 밤샘을 해 가면서 젊음을 허비하고 있다. 20살
전후의 젊은이들이 이제 막 성년이 되어서 해야 하는 일이 휴전선을 사이에 두고 서로 일 없이 총을 들고 마주 서 있는 것이다. 그들의 머릿속에 무슨 확고한 사상이 있을 것이며, 무슨 한 맺힌
집념이 있어서 자기 나라의 체제를 지키기 위해 눈을 부릅뜨고 서 있는다는 말인가? 그래서 그들은 무언의 약속으로 밤이 되면 막사에서 잠을 자고 낮에는 초소간의 동선을 산책로 삼아
돌아다니면서 시간을 보내는 것이다. 서로가 같은 입장이라는 것을 그 젊은이들은 바보가 아닌 다음에야
깨닫지 못할 것이 없고, 밤에 편안히 잠을 자도 누가 누구를 해칠 이유가 없다는 것을 피차 잘 알고
있는 것이다. ‘국가안보’라는 것은 머리가 굳은 노인들, 그리고 이들의 표를 얻어야
하는 정치인들, 그리고 직업군인들과 이에 의존하여 생활해야 하는 군대 주변의 직장인들, 군수산업체, 무기제조 산업체 사람들에게는 하느님이나 마찬가지일
것이고, 북쪽에서도 제도는 다르지만 이권에 관계된 ‘안보장사’라는 사정은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동해안에 괴 잠수정이 출현했다고 높은 데서 외쳐도 우리 젊은
병사들은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 이게 왜 문제가 되는가? 이를 문제 삼는 지금의 정치인들이나 언론에 젊은이들은 크게 분노할 권리가 있다. 어쩔 수 없이 한반도에 태어나 꿈을 맘대로 펼치는 데 큰 지장을 받고 있는 젊은이들, 그것도 자연적인 요인이나 외부의 요인 때문이 아니라 바로 같은 사회에 살고 있는 이들, 괜찮은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기성세대들의 욕심 때문에 지속되는 분단과 국가안보 체제에 동원되는 젊은이들은
반기를 들 권리가 있다. 저들이 내세우는 ‘안보’는 자기 재산과 자리를 지키는 안보이기
때문에 정당성을 이들에게 설득시킬 수가 없다. 그게 아니라면 휴전선은 애꿎은 젊은이들을 데려다 세워놓지 말고
40대, 50대의 의욕이 넘치는 팀장, 실장, 국장, 장차관 이런 분들이 조를 편성해서 지키든지, 너무 바빠서 곤란하다면, 안보의식이 뚜렷하고 새벽잠이 없는 60대, 70대 노인들이 지키든지 하면 된다. 20대 나이에 북측의 총사령관 지위에 오른 김정은이 총대를 메고 먼저 그렇게 만들면 정말 좋겠는데… *수신을 원하지 않는 분은 sngmoo@cycleconomy.org로 요청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