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환경제연구통신

제201222호

2012년 11월 23일 금요일

발행인: 이승무

발행처: 순환경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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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기물질의 순환경제

요즈음 칼 카우츠키가 1899년에 지은 ≪농업문제≫(Agrarfrage)를 읽고 있습니다. 이 책의 제1부 자본주의 사회에서의 농업발전, 제4장 현대농업의 d) 비료, 박테리아 절에서는 토지의 지력고갈 문제에 대하여 언급하면서 독일의 화학자 리비히(Liebig)의 견해를 소개하고 있습니다. 농지의 지력고갈의 문제는 시장을 위한 농업생산의 문제이고, 도시의 소비자들이 토지로부터 빼앗아간 양분을 물질대사에 의해 경작지에 반환하지 않는 데서 발생하는 문제라는 것을 말하고 있습니다. 경작방식의 개량 등 농업기술의 발전도 토양의 고갈로 이어진다는 점도 지적합니다.

이 물질순환의 단절 문제는 카우츠키에 의하면 도시와 농촌 간의 대립이 지양되고 인구가 어지간히 고르게 농촌에 분산된다면 간단히 해결될 수 있지만, 오늘날의 생산양식 하에서는 전혀 생각할 수 없는 것이라고 말합니다.

리비히는 19세기 초에 이미 수세식 화장실에 의한 하수도 문제가 심각한 물질순환의 파괴를 가져온다는 것을 인식했다는 것을 알 수가 있는데 이는 유럽인들이 현대 사회의 물적 기반이 되는 문제에 대하여 얼마나 앞서서 인식을 했는지 알 수 있게 해 주는 자료입니다.

축분만으로는 시장을 위해, 그것도 시장이 확보하는 포집한 영양소를 더 이상 대부분 되돌려 주지 않는 시장을 위해 생산하는 현대 농업의 균형을 유지해 가는 데 불충분하다.

그래서 토양은 점점더 재배식물이 성장하는 밑거름이 되는 광물 성분이 반약해져 간다. 개량된 경작방식, 깊이 뻗은 뿌리를 지닌 사료 작물의 재배, 더 깊이 있는 쟁기질 등은 물론 밭의 수확을 늘렸지만, 이는 더 집약적이고 더 급속한 약탈, 토양의 고갈을 통해서만 가능한 것이었다.

“토양의 비옥도는 물론 영양소의 풍부함을 대가로 크게 상승하며, 그것도 축분의 사용강화, 흙의 기계적 이완, 사육을 통해서 토양의 진전되는 물리적 개량의 도움으로 그렇게 된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이 절차는 토양영양소의 감소에만이 아니라 결국 토양의 수확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다.”(Werner)

이 사실을 발견하고 금세기 초의 개량된 토지경작이 보여준 집약적 약탈농법에 결연히 맞서 싸운 것은 리비히(Liebig)의 불멸의 공로 중 하나이다. 우리 밭의 수확도는 그 밭에 농업적인 시장제품 안에서 그 밭으로부터 뽑아내어진 구성성분을 다시 돌려줄 경우에만 지속적으로, 아니 항시 증가하는 것으로 된다는 원리를 대변했다. 《농업과 생리학에 이용되는 화학》(Die Chemie in ihrer Anwendung auf Agrikultur und Physiologie)에 관한 그의 저서에서 그는 다음과 같은 기술도 하고 있다.(I. Theil: Der chemische Prozeß der Ernährung der Vegetabilien)

여러 우연들(클로버 재배의 도입, 구아노의 발견, 감자 재배의 도입 그리고 석회질시비)의 결합은 모든 유럽 국가들의 주민 수를 이 나라들의 생산능력에 부합하지 않으며 그렇기 때문에 부자연스러운 비율로 증가시켰고, 올라간 그 수준에서 그 주민 수는 현재의 경작방식이 동일할 때 다음의 두 전제조건 하에서만 유지될 수 있다.

1. 신적 기적에 의해 밭이 그로부터 몰이해와 무지가 빼앗아간 생산능력을 다시 회복하는 경우

2. 영국의 탄광지대와 대략 같은 넓이의 두엄 또는 구아노층이 발견될 경우

어떤 합리적인 사람도 이 전제조건들의 실현을 개연적이거나 가능하다고 간주하지 않을 것이다.

영국의 대부분의 도시들에서 수세식 화장실을 도입한 것은 매년 350만명에 대한 영양의 재생산을 위한 조건이 회복할 수 없이 상실되는 결과를 초래했다.

영국이 매년 도입하는 엄청난 양의 비료물질이 대부분이 다시 하천을 통해 바다로 흘러나가며, 이로써 생산된 산물은 증가하는 인구를 부양하기에 충분치 않다.

나쁜 것은 이른바 자기파괴적 과정이 모든 유럽 나라들에서 영국처럼 대규모로는 아닐지라도 일어난다는 것이다. 대륙의 대도시들에서 당국은 매년 농부에게는 달성이 불가능한 밭의 수확도의 재생과 유지를 위한 조건을 창출하기 위해 거액을 지출한다.

도시들의 하수도 문제의 결정에 국가의 부와 복지의 보전 그리고 문화와 문명의 진보가 달려 있다.(S. 125, 128, 129, 153.)

이 명제들은 리비히가 반세기 전에 처음으로 제기한 것이다. 비료물질로서의 인분의 높은 가치, 그리고 그것을 농업으로 공급할 필요성은 그 이후로 오랫 동안 인정되었지만, 리비히가 요구한 하수도 문제의 해결은 오늘날 어느 때보다도 요원하다.

과도한 비용을 들이지 않고 위생과 농업상의 요구에 적합한 인분을 대도시로부터 제거하는 체계를 발명하는 데는 지금까지 성공하지 못했다. 베를린에 있는 것과 같은 하수관개농장(Rieselfeld) 체제는 우리가 보기에 지금까지 도입된 것들 중에서 위생의 관점에서 가장 목적에 부합한 것 같다. 왜냐하면 그것은 운하에 떠내려오는 오물에 의한 하천의 오염을 회피해 주기 때문이다. 각 도시 옆에서 가능한 몇 개의 하수관개농장을 농업으로부터 뽑아간 물질을 농업에 되돌려 주는 것으로 간주하기는 물론 힘들 것이다. 도시와 농촌 간의 대립이 지양되고 인구가 어지간히 고르게 농촌에 분산된다면 지금의 기술 상태에서 그 문제는 아주 간단히 큰 비용을 들이지 않고, 아니 이익을 발생시키면서 예를 들어서 하수이용경작지 체계로 해결된다는 것이다. 그러나 오늘날의 생산양식 하에서는 이는 전혀 생각할 수 없다.

지금까지 도시에서 농업을 위한 인분의 재활용이 성공하지 못했을수록, 동시에 이미 언급한 집약적 경작 방식과 시장을 위한 생산이 증가할수록 과학과 실천은 토양에서 추출한 영양소를 되돌려 주기 위하여 진정제, 토양에 바로 수확력이 떨어지는 식물에 결핍된 요소를 식물이 쉽게 취할 수 있는 형태로 공급하는 보조비료의 발명과 생산에 더욱 몰두했다. 이 비료, 흔히 수입되고, 흔히 공장에서 생산된 비료의 가짓수(칼륨, 인산 및 질소비료)는 많으며 계속해서 늘어난다. 모든 토양종류, 경작 종류, 모든 식물종류마다 특별한 종류의 비료가 제조되고 혼합된다. 이를 통해서 토양비옥도를 유지할 뿐 아니라 높은 정도까지 상승시킬 위치에 있게 된다. 인공비료는 상황에 따라서는 이미 농부로 하여금 윤작과 축분을 완전히 포기하고 자신의 작물 재배를 완전히 시장의 요구에 맞추며 자신의 경작지 전체를 시장을 위한 생산에 할애할 수 있게 해 준다. 이 자유 농장에서 현대 농업은 기술적 경제적으로 그 정점에 도달한다.

지금도 우리나라는 하수슬러지의 해양투기를 하고 있으며 2013년부터 이는 전면 금지된다고 합니다. 그러나 우리나라 환경부 당국자들은 그 시점이 도래하면 또 어떤 이유를 내세워서 해양투기를 계속하려는 의도를 가지고 있다고 보여집니다. 베를린과 같은 대도시는 이 하수슬러지를 이용하여 농장을 운영하는 시스템을 19세기에 이미 가지고 있었다는 말은 매우 놀랍습니다. 환경문제를 에너지를 사용하여 해결하는 환경기술을 발달시키는 것이 환경부가 해 온 일의 거의 전부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며, 물질순환 체계를 복원하여 근본적으로 환경문제에 대처하려는 시각은 많이 부족한 것이 사실입니다.

환경오염 중에서도 극단적인 형태인 원자력을 동원해서 다른 환경문제를 해결하는 결과가 되고 있는데 이에 대한 냉정한 평가와 반성이 필요한 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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