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환경제연구통신

제201315호 [통권 제144호]

2013년 4월 29일 월요일

발행인: 이승무

발행처: 순환경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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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사회포럼의 문제인식

대한민국 체제에 잠복한 문제

우리나라에서는 1910년대 일제 치하의 토지조사사업에 따라 전국토에 토지의 법적 소유권이 확립되었다. 그리고 영토 내의 어떤 인간도 국가행정 시스템에 등록하지 않고서는 인간으로서 생존의 권리를 보장받지 못하는 체제가 만들어졌고, 분단과 전쟁을 통해 국민이 되느냐 죽음을 택하느냐의 선택이 전국민에게 강요되는 과정을 겪었다. 민법과 헌법의 테두리 내에서 공민이 되어야만 사람은 이 땅 위에서 사람으로서 생존을 할 수가 있다.

그러나 아직도 동남아시아 원시림과 남미, 아프리카에는 현대적 의미의 토지소유권과 국가를 모르고 살아가는 토착 원주민들이 남아 있으며, 이들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온 기업에 의해 끊임 없이 숲과 삶의 터전을 빼앗기고 생존을 포함한 기본적 인권을 유린당하고 있다. 최근에는 기후변화에 대응한다면서 이들이 살아가는 숲을 연료용 작물재배를 위해 수용하는 일이 벌어져서 이들에게 생존의 위협이 되고 있다.

세계사회포럼은 기후변화 시대에 기후변화를 일으킨 자본주의 체제가 온실가스 배출을 저감한다는 명목으로 원주민들의 땅을 빼앗아 들어가는 것을 고발하고, 이들의 권리를 옹호하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볼리비아 원주민 출신인 모랄레스 대통령을 비롯하여 국제토지연대(International land coalition) 등 많은 단체들이 이에 연대하고 있다.

우리 한국에는 더 이상 쫓아내어야 할 토착 원주민도 없고, 법적으로 주인 없는 땅도 없기 때문에 이런 세계사회포럼에서 제기하는 문제들에 대한 관심이 거의 없다. 오히려 한국인이 관련이 된다면 해외에서 식량기지를 개척한다든지 CDM사업을 한다든지 하여 토착민들에게 가해자로서 등장할 가능성이 다분히 있다.

아마 한국의 입장에서는 휴전선 북쪽 사람들을 그런 무법지대에 사는 원주민들로 생각하고 그들의 땅을 앞으로 법적으로 주인 있는 땅으로 만들고 개발할 생각을 할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세계사회포럼의 메시지는 우리와 전혀 무관한 것이 아니다. 우리가 지향하는 분단의 극복과 통일은 과거의 폭력적인 국민 만들기와 비국민에 대한 무차별한 제거에 의한 국가형성을 반성하고, 자연인의 인권을 보장하는 연방적 체제 만들기가 되어야 한다. 이는 산업혁명 후의 근대세계 질서를 근본적으로 뒤집어 엎고 새 질서를 수립하는 세계적인 혁명을 완성하는 과정이 되어야 한다. 우리들은 분단 후 68년, 휴전 후 60년의 긴 세월이 흘렀음에도 불구하고 그 동안에 충분히 세계사를 고찰하지 못했고 그 가운데 우리의 과제를 도출해 내지 못했다. 요컨대 산업문명이 박정희 같은 세력을 동원하여 기형적인 경제성장을 하게 하는 가운데 폭력과 물질적 회유로 이를 조직적으로 방해한 것이다.

한국에서의 민주화 과정은 아직 갈 길이 멀고, 그 궁극적 도달점은 세계사회포럼이 주장하는 모두의 인권이 보장되는 세상으로 통일을 이루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2013년 뛰니지 세계 사회포럼 기후마당 성명서

우리의 미래를 되찾기 위하여 우리는 현재를 바꾸어야 한다. 기후가 아닌 체제를 바꾸기 위한 우리의 제안

자본주의 체제는 자연은 착취하고 남용해 왔으며 지구를 그 한계로 밀어 붙여서 그 체제는 기후에 위험하고 근본적인 변화를 가속화해 왔다.

오늘날 기후 변화의 심각성과 다중성 – 이는 가뭄, 사막화, 홍수, 허리케인, 태풍, 산불, 빙하와 방상의 해빙으로 특징지어지는 것인데 –은 지구가 불타고 있음을 가리켜 준다. 이런 극단적 변화는 생명들, 살림살이들, 작물들, 주거지들의 상실을 통하여 인간에게 직접적 영향을 미치며, 이 모든 상실되는 것들이 전례 없는 대규모로 강제이주와 기후난민의 형태로 인간의 이주를 일으키고 있다.

인류와 자연은 지금 낭떠러지에 서 있다. 우리는 게으르게 서 있으면서 상상하기에 너무나 끔찍한 바닥이 안 보이는 미래로의 행진을 계속할 수 있다. 아니면, 우리는 행동을 개시하여 우리 모두가 희망해 마지않는 미래를 되찾을 수도 있다.

우리는 게으르게 그냥 서 있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자본주의 체제가 우리 모두를 불태우도록 허용하지 않을 것이다. 우리는 행동을 개시할 것이고, 체제를 바꿈으로써 기후변화의 뿌리가 되는 원인을 공략할 것이다. 말은 그만하고 행동을 취할 때가 왔다.

우리는 모든 장소에서 풀뿌리 조직들을 배양하고, 지원하고 강화하고 그 규모를 키워야 하지만 특히 걸려 있는 이익이 가장 큰 제일선의 전쟁터에서 그래야 한다.

체제 변화는 다음을 의미한다.

l 화석연료 부존량의 3분의 2 이상을 땅 밑에 그리고 바다 밑바닥 밑에 그냥 두어서 기후변화의 파국적 수준을 방지하도록 한다.

l 원유, 타르샌드, 원유 셰일, 석탄, 우라늄, 천연가스의 모든 새로운 탐사와 채굴을 금지한다.

l 근로자들과 공동체 사회들이 극단적 에너지 경제로부터 사회적, 경제적 및 환경적 정의에 기초를 둔 신축적 지방경제로의 올바른 전환을 지원한다.

l 재생가능 에너지원을 사용하는 지방 공동체사회 통제 하의 에너지 생성과 소유권을 분권화한다. 공동체 사회에 기초를 둔 소규모의 지방 에너지 하부구조에 투자한다.

l 인구에게 이익이 되지 않고 온실가스 발생에 대한 순 기여자인 초대형 댐, 과도하게 큰 고속도로,대규모의 중앙집중화된 에너지 사업 그리고 쓸데 없이 큰 공항 같은 거대하고 불필요한 인프라 구축사업을 중단한다.

l (축산업종을 포함하는) 수출에 기초를 둔 산업적 형태의 식량생산의 지배를 종식시키고, 소규모의 통합된 그리고 생태적으로 건전한 영농, 그리고 식량주권을 보장하고, 지방에서 자란 작물이 지방 공동체 사회의 영양적이고 문화적인 필요를 충족시키도록 보장하는 농업 시스템을 촉진한다. 이런 조치들이 지구를 식히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l 온실가스를 배출하는 –신세대의 하이테크 소각로를 포함해서- 소각로와 매립지의 사용을 종식시키는 포괄적인 리사이클링과 퇴비화 프로그램의 촉진을 통해 쓰레기 제로 접근방식을 채택한다.

l 토지수용을 중단하고 소 농장주, 농민과 여성의 권리를 존중한다. 원주민의 그들 토지와 영토에 대한 권리를 포함해서 원주민 민족의 제권리에 관한 국제연합 선언에 부합하는 원주 민족 및 부족들의 집단적 권리들을 인정한다.

l 재생가능 에너지, 농업, 공공교통 및 건물개조 같은 업종에서 –탄소 저감에 직접 기여하는 괜찮은 보수의 일자리 – 새로운 종류의 ‘기후 일자리’들을 창출하는 경제 전략을 개발한다.

l 건강, 교육, 식량, 고용, 주택, 하천 유역 복원, 삼림 및 기타 생태계의 보전과 복원 등과 같은 민중과 자연을 위한 사업에 재원조달을 하기 위하여 공공재원의 통제권을 회복하고 농업관련산업(agribusiness), 군수산업 등 더러운 산업에 대한 보조금을 중단한다.

l 지방의 비연소 에너지원에 적합한 청정 공공교통 인프라를 건설함으로써 도로에서 자동차를 치우고, 청정공공교통을 모두에게 접근이 가능하고 감당할 수 있게 만든다.

l 민중의 근본적 필요를 충족하기 위해 내구재의 지방적 생산과 소비를 촉진하고, 지방적으로 생산될 수 있는 재화의 운반을 피한다.

l 이윤을 위한 교역을 촉진하고 노동력, 자연 그리고 자기 자신의 정책을 결정할 국민의 역량을 파괴하는, 기업에 의해 추진되는 자유무역과 투자협정을 중단하고 뒤집는다.

l 초국적 기업의 이익을 위한, 경제와 천연자원에 대한 기업의 장악을 중단한다.

l 전쟁의 온실가스 배출을 줄이기 위하여 전쟁산업과 군사 인프라를 해체하고 참된 평화를 진작하기 위하여 전쟁예산을 다른 데로 돌린다.

이런 조치들로 우리는 모두를 위한 포괄적 고용을 달성할 수 있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 체제 변혁에 따라붙는 것으로서 자본주의 체제 내에 현재 존재하는 것보다 더 많고 더 질이 좋은 일자리가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이런 조치들로 우리는 자본가가 아닌 민중을 섬기는 경제를 건설할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지구의 땅과 공기와 물의 끝없는 열화를 중단시키고 인간의 건강과 자연의 생명 순환을 보전할 것이다. 우리는 강제이주와 수백만의 기후 난민을 회피할 것이다.

체제변혁은 초국적 기업과 은행들의 세계 제국에 종지부를 찍을 것을 요청한다. (이주노동자를 포함한) 노동자, 원주민과 여성의 권리에 기초를 두고 민중의 주권을 존중하는 자원에 대한 민주적 유형의 통제권을 가진 사회만이 경제적, 사회적 그리고 환경적 정의를 보장할 수 있을 것이다. 체제변혁은 삶의 모든 측면에서 여성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하여 가부장적 사회를 탈피하는 것을 필요로 한다. 페미니즘과 생태학은 우리가 얻기 위해 분투하고 있는 새로운 사회의 핵심 요인들이다.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은 인간과 자연 간의 조화를 추구하는 새로운 체제이며, 자본주의 체제가 점점 더 많은 이윤을 올리기 위하여 촉진하는 끝 없는 성장의 모형이 아니다. 어머니 지구와 그 천연 자원은 이 현대적인 사업화된 사회의 소비와 생산의 필요를 지탱할 수 없다. 우리는 소수가 아닌 다수의 필요에 부응하는 새로운 체제를 요청한다. 우리는 지금은 1%에 의해 통제되는 부의 재분배를 필요로 한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의 어머니 지구의 한계 아래에서 지구상의 모든 생명을 위한 안녕과 번영의 새로운 정의(定義)도 필요로 한다.

UN의 국제적인 기후협상 내에서도 계속 싸움이 있을 것이지만 주된 싸움터는 바깥에 있을 것이며, 화석연료 산업, 산업적 농업, 삼림훼손, 사업적 오염, 탄소 상쇄체계 그리고 REDD+(삼림 파괴와 감소에 의한 배출 감축) 유형의 탄소상쇄 사업, 이런 것들은 모두 땅과 수계의 수용을 초래하며, 이로 인해 전세계에 걸친 이주가 발생하는데 이에 맞선 최선전의 투쟁이 있는 곳들에 뿌리를 둘 것이다.

미국, 유럽, 일본, 러시아와 그밖의 산업화된 나라들은 역사적인 주된 탄소 배출국들로서 가장 큰 탄소 배출 저감을 실행하여야 한다. 인도, 브라질, 남아프리카와 그밖의 부상하는 경제들도 공통의 그러나 차별화된 책임의 원칙에 기초한 배출 저감 목표를 가져야 한다. 우리는 개발에 대한 권리의 명목으로 더 지속불가능한 소비와 자연 착취를 위한 몇 가지 사업들이 개발도상국들에서 오직 1%의 이윤획득에 도움을 주기 위해 촉진되고 있는 것을 용인하지 않는다.

새로운 체제를 위한 투쟁은 또한 기후변화에 대한 거짓 해법에 대항한 투쟁이기도 하다. 우리가 그것들을 멈추지 않는다면, 그것들이 지구의 체제를 교란할 것이고 자연과 모든 생명의 건강을 심각하게 저해할 것이다. 그러므로 우리는 지오엔지니어링(geo-engineering), 유전자조작유기물, 바이오연료, 산업적 바이오에너지, 합성생물학, 나노기술, 수압파쇄, 핵 개발사업, 소각 등에 기초를 둔 폐기물 에너지화 같은 기술적 해결책들에 반대한다.

우리는 또한 이른바 “녹색경제”를 통해서 자연의 기능의 상품화, 금융화, 사유화를 확장하고자 하는 제안들에 반대한다. 이 녹색경제는 자연에 가격을 매기고 새로운 파생상품 시장을 창출하는데 이는 불평등을 증대하고 자연의 파괴를 가속화할 뿐이다. 우리는 탄소거래와 REDD 같은 금융투기적 메커니즘의 손에 자연과 인류의 미래를 맡길 수 없다. 우리는 유럽연합에 EU 배출량 거래 체제를 폐기할 것을 촉구하고 있는 많은 목소리를 메아리로 중계하고 증폭한다.

REDD(삼림훼손과 삼림 열악화로부터의 배출량 감축)는 청정개발체제(Clean development mechanism)과 마찬가지로 기후변화에 대한 해결책이 아니며, 새로운 형태의 식민주의이다. 원주민, 지방 공동체 사회 그리고 환경을 지키기 위하여 우리는 REDD+ 그리고 삼림, 농경지, 토양, 망그로브 숲, 해초와 세계의 대양들, 온실가스 오염의 완충 역할을 하는 것들의 수용(收用)을 반대한다. REDD와 그 잠재적 확장은 식량을 재배하는 일을 “탄소 경작”, 이른바 기후 스마트 농업(climate smart agriculture)의 과정으로 빗나가게 하고 왜곡하는 전세계적인 반 농경적 개혁을 구성한다.

우리는 사회적 투쟁과 환경 투쟁을 연계시키고, 농촌과 도시의 공동체 사회들을 한데 묶고, 지방과 지구 전체의 운동들을 결합시켜서 우리 모두가 공동의 투쟁에 힘을 합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우리는 다양한 온갖 형태의 저항수단을 활용해야 한다. 우리는 사회의 모든 단계에서 민주주의를 보장하는, 민중의 일상생활에 기초를 둔 운동을 건설해야 한다.

여러 제안들이 이미 새로운 체계적 대안들을 세우는 데 필요한 핵심 요소들을 포함하고 있다. 그 예들로서는 Buen Vivir, (이는 공유지를 보호하고, 원주민 영토와 마을공동체가 보전하는 영역을 지켜주고, 어머니 지구의 권리 – 자연의 권리, 식량주권, 성장없는 번영, 탈지구화, 행복지수, 미래 세대에 대한 의무와 미래세대의 권리를 지켜주자는 것이다.) 코참바바의 민족 협정 그밖의 것들이 있다.

우리 모두는 또 다른 세계의 가능성을 오랫동안 염원해 왔다. 오늘날 우리는 그 희망을 품고 그것을 용기, 힘과 행동으로 전환시켜 함께 체제를 변화시킬 것이다. 인류를 위한 미래가 있어야 한다면 우리는 바로 지금 그것을 위해 투쟁할 필요가 있다.

2013년 4월

2013년 세계사회포럼의 기후마당(climate space) 추진조직들의 서명

Alliance of Progressive Labor Philippines
Alternatives International
ATTAC France
Ecologistas en Acción
Environmental Rights Action, Nigeria
ETC Group
Fairwatch, Italy
Focus on the Global South
Global Campaign to Dismantle Corporate Power and end TNCs’ impunity
Global Forest Coalition
Grassroots Global Justice Alliance
Grupo de Reflexão e Apoio ao Processo do Fórum Social Mundial
Indigenous Environmental Network
La Via Campesina
No-REDD Africa Network
Migrants Rights International
OilWatch International
Polaris Institute
Social Movements for Alternative Asia
Transnational Institut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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