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환경제연구통신

제201322호 [통권 제151호]

2013년 6월 28일 금요일

발행인: 이승무

발행처: 순환경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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협동조합과 순환경제

순환경제연구소는 7월에 창립할 연구교육협동조합에 발기인 자격으로 참여하고 있다. 그 동안 연구소에서는 자원순환 정책을 연구해 왔고, 그 과정에서 사업장의 폐기물관리에 대해서도 연구를 해 왔지만 사업장을 운영하는 기업의 구조 자체를 연구의 주제로 삼은 적은 없었다.

순환경제는 물론 물질흐름이라는 관점에서 경제를 바라보는 개념이다. 이 물질흐름과 깊이 연계되어 있는 것이 에너지 사용형태, 노동형태 그리고 화폐금융 조달형태이다. 물질흐름의 관점에서 효율이 낮고 낭비가 심한 사업장을 운영하는 기업은 에너지의 사용, 노동, 금융의 측면에서도 문제가 많다고 일반적으로 짐작할 수 있다. 이러한 문제는 자본주의 사회의 가장 전형적인 회사 형태인 주식회사가 가지고 있는 고유한 속성에서 비롯된 것이다. 주식회사는 주식을 발행하여 자금을 조달하며, 주식을 소유한 주주들이 그 회사의 주인이 되어 회사의 운영에 관한 중요한 결정을 한다. 그런데 주식의 가격을 높이려면 금융권에서 그 회사가 희망적인 평가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금융권에서 좋은 평가를 받는 기업은 과감한 혁신을 단행하여 경쟁력을 다른 기업보다 월등히 높이는 기업이다. 그것도 빠른 시간 안에 주식가격을 높이는 것이 관심이기 때문에 주주들은 해당 기업이 노동자들을 극도로 긴장하게 만들고 과로하게 만들며, 단시간 내에 최고의 성과를 내지 않을 수 없도록 만드는 의사결정을 하기가 쉽다. 그 과정에서 노동자의 심신은 피폐하게 되고, 노동자들의 피곤에 지친 정신상태에서 시간에 쫓기며 일을 하는 과정에서 많은 실수가 발생하고, 물자를 낭비적으로 사용하여 많은 폐기물을 발생시킬 것으로 예상할 수 있다. 뿐만 아니라 만들어내는 상품이 고객의 눈길을 끌고 시장경쟁에서 살아남도록 하기 위해서는 계속 새로운 컨셉을 적용하여 상품을 설계해야 하고, 각광을 받지 못하는 것으로 판명되는 상품은 신속히 반품시켜 폐기, 해체해야 한다. 이런 시행착오를 겪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물질자원의 낭비를 주식회사 체제에서는 고려하기가 어렵다.

경제활동의 가장 중요한 단위는 기업인데, 기업의 가장 보편적인 형태가 물자를 낭비할 수밖에 없게 되어 있다면, 이런 기업들을 그대로 두고서는 결코 순환형 경제를 이루어 갈 수가 없다.

그래서 우리는 주식회사가 아닌 새로운 기업 형태로서 협동조합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다. 기본적으로 협동조합은 모든 출자자들이 평등한 투표권을 가지고 있으며, 그 기업에 근무하는 노동자들도 조합원으로서 회사의 의사결정에 민주적으로 참여할 수가 있다. 이런 구조를 가진 기업은 회사의 단기적인 경쟁력 향상을 노동자 자신의 건강상의 필요 충족과 조화를 이루어 가면서 달성해 나갈 수 있는 의사결정 경향을 가질 것이다. 이 과정에서 단기적인 이익보다는 회사의 장기적인 질적 수준의 향상을 이루어 갈 수가 있다.

협동조합의 조합원들은 또한 주식회사의 주주들처럼 주식을 쉽게 사고 파는 것이 아니라 출자한 회사에 상당한 책임감을 가지고 필요할 때는 희생을 감수하면서 자본의 조달에도 기여해야 한다. 즉 협동조합은 은행을 통해 불특정 다수로부터 비인격적 방식으로 금융을 조달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다수 조합원의 소액출자를 받기 때문에 채무를 갚기 위해 무리한 매출신장 정책을 쓰지 않게 된다. 그러면서 노동자들이 주체적으로 창의성을 발휘할 수 있는 분위기를 만들어 주게 되어 잘 되면 상당히 튼튼한 입지를 굳힐 수가 있다.

현재로서는 물론 주식회사에 비해 좋은 점만을 추정하여 낙관적으로 기대하는 것이겠지만, 주식회사와는 철학이 다르고 방향이 다르고 그래서 주식회사가 가질 수 없는 새로운 가능성이 있는 것은 분명하다.

순환경제연구소는 환경적으로 건전하고 지속 가능한 물질흐름 위에 경제생활을 영위해 가는 것이 어떤 것이 되겠는가를 연구하면서 이러한 협동조합 회사가 줄 수 있는 가능성에 관심을 갖지 않을 수 없다. 앞으로 주어진 일과시간의 일정 부분을 내어서 자유로운 입장에서 협동조합이 순환경제에서 어떤 역할을 할 수 있는지를 연구하려고 한다.

이러한 모색을 통해 그것이 협동조합이든 아니면 또 다른 기업형태이든 지금까지의 노동자와 생태환경 모두를 피폐하게 만든 주식회사를 대체하는 건전하고 지속 가능한 회사 형태가 확립되어서 21세기의 경제생활을 담당해 가기를 기대한다.

대화록 공개 사건

국정원이 임의대로 2007년 10월의 남북정상회담시의 남북 정상간의 대화 내용을 공개하여 온 나라가 발칵 뒤집혔다. 국정원은 대통령에게 직속된 기관이므로 이 절차상의 문제에 대해서는 박근혜 대통령이 책임을 지고 해결하여야 한다. 이는 국가기관인 국정원이 대통령선거에 개입하여 특정 정당 후보의 편을 들고, 또 다른 특정 정당 후보를 비방하는 정치공작을 벌인 사건으로 입을 열어 할 말이 없어야 할 국정원이 자신들이 애국하는 기관임을 내세워 위기를 넘기고 명예를 회복하겠다는 수준 이하의 발상에서 나온 행위이다. 자신들을 역성들어 줄 세력이라고는 조∙중∙동을 중심으로 한 보수언론과 극우 보수집단을 중심으로 얼마 되지 않는 것을 아는데도 그런 일을 벌인 것은 박근혜 대통령과 청와대 비서진, 그리고 새누리당의 핵심 당직인들로 이루어진 권력의 핵심부가 정서적으로 극우보수 파시스트들이라는 것, 이 땅에서 제대로 청산되지 못한 일, 미 제국주의의 떨거지와 끄나풀들임을 단적으로 말해 준다. 이들이 섬기는 주인은 건전한 상식을 가진 이 나라의 국민이 아니라 한반도의 분단을 이용하여 엄청난 혜택을 누리고 있는 미국과 일본의 정치, 경제 지배세력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

누구든 다른 사람과 대화를 할 경우에 그 내용을 공개해서는 안 된다면, 이는 그 사람이 숨기고 싶은 내용이 있다는 것을 말해 준다. 그렇다고 해서 그것이 떳떳하지 못하고 당당하지 못한 것이 될 수는 없다. 집안에 들어온 강도에게 인질로 잡힌 사람이 밖에 있는 가족과 단독으로 대화를 할 기회가 어찌해서 주어졌을 때 그 대화내용이 강도에게 공개된다는 것은 오히려 화를 초래하는 일이 된다.

남과 북이 평화와 통일을 추구하는 데 방해를 하는 세력이 안팎으로 얼마나 기승을 부리고 있는가? 미국, 일본 등 외국의 세력들은 그렇다 치고, 나라 안에조차 분단을 악용하고 유지하려는 세력들이 준동하고 있는데, 외국 세력과 이들에게 공격의 명분을 안 주면서 평화를 추구하는 다수의 국민의 뜻을 모아 평화와 통일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이를 위한 지혜를 짜내는 대화가 필요하다.

그렇다고 해서 노무현과 김정일이 평화와 통일을 위해 노력하는 세력을 대표하는 지도자라고 단정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이들이 국가의 지도자로서 평화와 통일을 위한 회담을 하기 위해 만났다면, 남과 북의 反평화 反통일 세력을 어떻게 슬기롭게 다룰 것인지를 이야기하지 않을 수가 없는 것이다.

분단세력은 이 사실을 뻔히 알고 있고, 그 대화 자체가 자신들에게 해가 된다는 것을 본능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에 대화록을 유출시켜서 대화의 당사자인 당시의 대통령을 반역자로 몰아가는 것이다. 그 반역이라는 것은 그들이 섬기는 미국에 대한 반역이고, 법도 양심도 없이 분단과 대결 체제를 유지하기 위해 혈안이 되어 온 냉전수구 세력에 대한 반역이지 이 나라와 국민에 대한 반역이 아닌데도 이를 국가에 대한 반역으로 몰아가는 것이다.

이들의 농간에 놀아나서 남과 북 간의 대화만이 아니라 청와대를 포함한 모든 장소에서의 대화가 다 공개되어야 하는 것이라면, 기존 체제를 지키려는 기득권세력이 모든 것을 훤히 들여다보는 상황에서 어떠한 상황의 개선도 불가능한 것이다.

이 땅의 분단세력, 대결고착화 세력은 타도의 대상일 뿐이다. 이들은 공적, 사적인 대화만이 아니라 사람의 머릿속까지 읽을 수 있으면 읽어서 자신들에 해가 되는 내용이 발견되면 사납게 물어뜯으려고 덤비고 싶을 것이다.

이런 세력의 존재는 엄연한 사실이고, 이런 방해 세력만 아니라면 그 대화내용을 비공개로 할 이유도 없다. 방해세력이 그 대화 내용을 입수한 것은 그들이 공격의 무기를 얻은 것이며, 그것을 빼앗긴 측은 이를 잘 관리하지 못한 책임이 있다. 전쟁에서 적에게 중요한 정보를 노출시킨 것이다.

국민들은 이 세력이 입수하여 공개한 대화록을 보고 오히려 이들이 평화와 통일을 반대하는 세력임을 명확히 알게 된다. 그 대화록이 이들을 격앙시켰다는 것은 이들이 남북관계를 파탄내고자 하는 세력이고, 미국에 아부하는 세력이라는 것을 드러내 준다. 그런데도 그 대화록에서 당시의 대통령의 반역행위가 밝혀졌다고 여론을 호도하는 것에 대해서는 민족의 양심을 가진 대부분의 국민이 넘어가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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