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환경제연구통신

제201340호 [통권 제169호]

2013년 11월 15일 금요일

발행인: 이승무

발행처: 순환경제연구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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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은 약탈이다.”

위의 명제는 녹색 사회사상 잡지라고 하는 정체성을 가진 ≪종합/재생≫(Synthesis/Regeneration)지 제60호 2013년 겨울호의 제목입니다.

( http://www.greens.org/s-r/60toc.html )

이 잡지의 성격은 사회주의와 생태근본주의가 종합된 것처럼 보이며 좋은 글들을 많이 수록하고 있습니다.

이번 호에서 Don Fitz라는 환경심리학자가 싸이코패스의 문제를 다룬 흥미로운 글을 기고한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통상적으로 싸이코패스는 말쑥한 외모, 반사회적 행동, 수치나 후회심의 결여, 평균 이상의 지능, 태연한 신경, 진실성의 결여 등의 특징이 있다고 합니다. 이런 특징은 두 가지 부류로 나눌 수가 있는데, 하나는 감정적인 초연성이고 다른 하나는 반사회적 행동입니다. 다른 사람들과의 공감과 정서적 교류가 없이 생활하여 아무런 정서적 동요도 반성도 없고, 외관상으로 잘 나타나지는 않지만 평범한 사람인 줄 알고 이들과 가까이 지내다가 피해를 당하는 일들이 많이 생깁니다.

일종의 정신병이라고 할 수 있고, 반사회적 행동으로 무서운 살인자, 그러나 너무나 태연한 그런 자들도 가끔 언론에 등장하여 사람들을 놀라게 합니다.

그런데 Fitz에 의하면 반사회적인 일탈행동을 저지르는 것은 저소득층의 실패자인 사이코패스들이고, 사회에서 성공한 사이코패스들은 전혀 정신병자로 취급을 받지 않으면서 기업, 종교, 정치 등에서 활약하고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러한 성공한 사이코패스들은 반사회적인 행동으로 교도소를 가는 등 사회적인 제약을 받는 그런 상황을 초래하는 부류가 아니라 감정적인 초연성 측면이 탁월하고 사회에는 더 큰 피해를 끼친다는 점을 지적합니다.

그는 공감(compassion)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1%에 속하는 부유층보다는 가난한 계층의 사람들이 더 동정심이 강하다는 심리테스트 결과도 말하고 있습니다.

문제는 자본축적에 열을 올리는 사회 자체가 사람들을 사이코패스로 만들어 가기 때문에 사회의 상류층에 있는 사이코패스들을 골라내어 격리를 시키더라도 그런 사이코 패스들은 얼마든지 양산될 수밖에 없는 환경이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물질적 소유에 대한 강박적인 추구는 물질소유의 한계효용이 체감하기 때문이라는 심리적인 설명을 덧붙입니다. 마치 마약 중독자처럼 처음에는 조금의 물질 증가로 행복이 크게 증가하지만, 어느 수준 이상의 부를 쌓은 후에서는 조금의 행복을 더 얻기 위해 막대한 부를 더 축적해야 하고, 이런 강박증 때문에 사회에 폭력을 행사하고 환경을 마구 파괴하는 사업을 아무런 양심의 동요도 없이 저지르게 된다는 것입니다.

이러한 정신장애자들은 반사회적인 일탈행동으로 사회의 제약과 보호를 받는 부류도 있고, 사회 지도층에 속하는 성공적인 인물로 행세하는 경우도 있는데, 보수 우파의 심리학에서는 이들을 특수하게 취급할 수밖에 없는 보통 사람과는 전혀 다른 환자들로 보는 관점을 취합니다. 그러나 진보적인 입장에서는 이런 사람들을 양산하는 사회적 제도와 환경을 문제시해야 하고, 우리 모두가 그렇게 될 잠재성을 항상 조금은 갖고 있다고 봅니다.

특히나 감정적 냉담성을 가진 성공적 사이코패스들은 스스로가 장애를 가진 것조차 의식하지 못하는 가운데 사회에 큰 해를 끼치는데, 부유한 환경에서 성장한 경우 그리고 성공을 위해 냉철하게 경쟁자들을 짓밟고 살아온 경우에 이런 부류로 빠질 가능성이 항상 있어서 조심을 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그렇게 되지 않기 위해서는 공감의 능력을 키우기 위하여 몸을 쓰는 일, 허드렛 일도 소매를 겉고 직접 하는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고 조언합니다.

다음과 같은 문장이 인상적입니다.

“정의상, 부자와 권세 있는 자는 더 많은 물질적 자원을 가지고 다른 사람들에게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말하면서 더 많은 시간을 보낸다. 물질적 자원을 적게 가진 자들은 무엇을 해야 하는지 이야기를 듣는다. 결과적으로 부자들은 독립성과 자율성에 높은 가치를 두지만 돈이 적은 자들은 스스로를 다른 이들과 더 상호의존적인 것으로 생각한다.”

시간이 되시는 분들은 영문으로 된 원문을 검색해 보고, 또 다른 글들도 읽어보시기를 바랍니다. 우리 한국사회도 분명히 이런 심리적인 문제로 앓고 있다고 보는 것이 맞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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