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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환경제연구통신 제201346호 [통권 제175호] 2013년 12월
27일 금요일 발행인: 이승무 발행처: 순환경제연구소 주소: 서울시 마포구 도화동 173번지 삼창 프라자
1522호. 전화:070-7767-5510 팩스 02-717-5510 순환경제 순환경제 연구소는 그 명칭에 의한 설립이 2007년도에
구상되었고, 2008년도 말에 1인 연구소로서 실제로
출범을 했으니 5년이 더 지났다. 처음부터 순수한 민간
협의기구인 자원순환거버넌스포럼과 밀접한 유대관계를 가지고 있었다. 2008년에는 중국에서 순환경제촉진법이 제정되기도 했으며, 일방통행의
성장경제에 대한 대안경제로서 순환경제의 사상적 운동을 해야 한다는 사명감이 넘쳤다. 다행히 지난 5년 동안에 지역을 중심으로 대안경제를
향한 노력과 운동들이 여기저기서 생겨났고, 그런 대안경제 운동에서 지역 중심의 물질순환이란 개념이
중요한 구심점이 되었다. 이는 시대적인 문제의식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으며, 순환경제연구소가 출범한 것도 비슷한 문제의식에서였다고 할 수 있다. 순환경제연구소는 서울 마포의 도심지 빌딩에 자리잡고 국가의 자원순환 정책 수립에 기여한다는
명목으로 도시 상공업 문명에 기생하고 있는 형편이어서 물적 기반이 그 이름에 걸맞지 않는다. 대도시
중심의 상공업 문명이 대다수 인간의 삶을 피폐하게 하고 사람과 자연을 병들게 만드는 문제점을 지적하여 더 많은 사람들이 상공업 문명에 회의를
느끼고 정신적으로 무장해제를 하고 그 대열에서 이탈하게 만들어서 이 문명을 밑둥부터 서서히 무너지게
하는 데 기여할 수 있고 또 대안이 되는 순환경제의 모습을 그리는 데 필요한 구상들을 해 나갈 수 있다는 가능성에 기대어 이런 모순적인 존재방식을
이어오고 있다. 2013년에는 박근혜씨가 대통령 후보자로서 자원순환사회 촉진 기본법령
제정 공약을 근거로 해서 자원순환사회 기본법을 구상하는 데 관심을 가졌었다. 박근혜씨 자체는 공안통치
외에 어떤 철학과 이념을 가졌는지 보여준 일이 없고 이 나라의 국가행정의 수반으로서 법적으로나 사람 됨됨이로나 부적격한 인물로 지탄을 받고
있다. 그런 사람을 중심으로 한 세력이 내걸었던 자원순환사회 공약은 기존의 수출지상주의적인 산업정책을
추구하던 국가의 기능과 충돌된다는 것을 잘 모른 체로 다급하게 들어간 것이지 결코 대기업 중심의 일방적 성장 경제에 대한 반성으로 나온 공약은
아니었을 것이다. 자원순환 산업에 종사하는 100만~200만에 달한다는 영세한 상공인들과 소외계층의 표를 얻는 것이 목적이었던 것이다. 그 결과 지금 환경부를 비롯한 몇 개 주체가 입안하여 국회에 제출한 서로 경합하는 몇 가지
버전의 자원순환사회 기본법령 안은 성장위주의 산업 경제에 대한 반성에서 나온 지역 중심의 물질순환을 이루는 대안경제를 촉진하는 법령이 아니라
기존의 산업경제 구도를 그대로 유지한 채 자원순환 산업에 대한 지원을 가져다 붙인 성격의 법령 안이 되었다.
특히 정부가 제출한 버전의 법안은 여전히 과거의 중앙행정부 독주의 패러다임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런 행정 철학은 수출을 중심으로 한 특정 산업을 육성하던 산업정책에나 걸맞는 것이지 순환사회와는 어울리지 않는다. 이처럼 순환형 경제와 사회에 대한 몰이해에
기초한 자원순환 사회 법령안이 나온 데 대해서는 그 동안 순환경제의 개념과 사상과 이론을 제대로
개발해서 전파하지 못한 순환경제연구소의 책임도 적지 않다고 생각한다. 인간이 기대어 살아가는 자원 중에 가장 우선시되어야 할 것은 금속이나 화석연료와 같은 지하자원이
아니라 생명력을 가진 흙과 그 위의 생태계들이다. 순환과 휴식이 없으면 고갈되어 사라지는 흙과 다양한 동식물들에 인간의 생명이 의존하고 있다. 그러나 대도시 중심의 공업문명은 이 자원의 고갈을 계속 악화시키고 있는데 이를 환경문제로만 볼 것이 아니라
가장 기초적인 경제와 문명의 문제로 볼 것을 이제 제도권에 주문해야 하고 그런 것이 자원순환 사회 법령이 되어야 옳다. 금속, 플라스틱,
종이, 유리 같은 공업재료들은 당연히 재생이용을 촉진하여야 덜 자연으로부터 채취하고, 덜 만들어내고, 덜 폐기 처분하겠지만, 그런 것들이 자동차, 스마트폰, 그밖에 여러 가지 도구(道具)가 되고 용기(容器)가 되어서 무분별하게 인간의 욕심에 따라 소비를 조장하여 자연의 생명력을 고갈시키고
있는 것이 근본적인 문제인 것을 생각할 때, 단지 자원순환 산업을 촉진한다는 것은 지금 시대의 요청에
제대로 부응하지 못한다. 말로 표현은 잘 안 하지만 이런 문제점을 가장 잘 느끼는 사람들은 농민, 도시의 청소부, 폐품을 모아서 처리하는 사람들, 공장의 노동자들, 가정주부 등 소외계층들이다. 이들이 대량소비문명으로 인한 건강상의 피해도 가장 직접적으로 겪는다. 책상에 앉아서 컴퓨터를 들여다보며 일하는 연구원들, 공직자들
그 밖의 대도시인들은 그런 것을 잘 모른다고 할 수 있다. 하물며 박근혜 씨는 차치하고라도 그 주변의
어느 공직자가 그 문제를 제대로 알겠는가? 생활하는 시민들, 들녘과 공장에서 몸으로 일하는
사람들, 도시에서 허드렛일을 하는 미화원들 이런 사람들이 정치적으로 발언권을 얻어야 순환사회로 갈
수가 있다. 탈핵을 위한 법률 간담회 지난 주 일요일에 몇몇 법률가들과 일본에서 매립지, 댐, 원전 건설에 반대하는 주민 편에서 이론을 제공하는 활동을 해 온 구마모토
가즈키 교수가 만나서 원전 건설부지에 인접한 어촌의 “어업권”을 활용한 건설 저지 방안에 대해 의견 교환을 했다. 어업권은 특수 지역권으로서 준 총유에 해당하는
것인데, 한국의 민법에서는 그것이 현지 당사자들인 사원 총회에서 다수결로 처분이 가능하게 되어 있는
것이 일본의 입회권이라는 총유 개념과 다르다는
것이 확인되었다. 사실상 일본의 민법에서는 입회권이라는
지역권을 어떻게 포기하거나 처분하는지가 정해져 있지 않다. 그 자체가 소유권이 아니기 때문에 그럴
것이다. 구마모토 교수는 관계지구에 거주하는 어민 한 사람이라도 보상금을 수령하지
않고 그래서 건설에 동의하지 않으면 건설이 불가능하다는 것을 총유의 개념에서 이끌어 내어 실제로
일본에서 그런 매립지와 원전의 건설을 저지하는 데 성공한 경험을 가지고 있어서 한국에서도 이를 적용할 것을 연구해 보도록 권유하기 위해 그런
모임을 가졌던 것이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원칙적으로 어업권이 수협이나 어촌계에 주어지고, 이런 단체들에서는 의사결정이 만장일치가 아니기
때문에 해안 매립에 관계지구 어민 개개인의 동의가 필요하다는 논리가 잘 먹혀들기 어렵게 되어
있다. 다만 입어자(入漁者)라고 하는 허가나 면허 없이 신고만으로 어업을 하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런 사람들에게 정식으로 어업권은 없지만, 아래와 같은 규정이 수산업법에 있어서 더 연구해 볼 가치가
있는 것으로 이야기가 되었다. [수산업법] 제81조(보상) ①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처분으로 인하여 손실을 입은 자는 그 처분을 행한 행정관청에 보상을
청구할 수 있다. 1. 제34조제1항제1호부터 제6호까지 또는 제35조제6호(제34조제1항제1호부터 제6호까지의
규정에 해당하는 경우를 말한다)에 해당하는 사유로 인하여 이 법에 따른 면허·허가를 받거나 신고한
어업에 대하여 제한 등의 처분을 받았거나 제14조에 따른 어업면허의 유효기간 연장이 허가되지 아니한
경우. 다만, 제34조제1항제1호부터 제3호까지의 규정(제49조제1항과 제3항에서 준용하는 경우를 말한다)에 해당하는 사유로 허가를 받거나 신고한 어업이 제한되는 경우는 제외한다. 2. 제72조제2항에 따른 측량·검사에 장애가 되는 물건에 대하여 이전명령이나 제거명령을 받은 경우 --- ③ 수익자는 제1항에 따라 보상을 청구할 수 있는
자에게 미리 보상을 하지 아니하면 손실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나 공사에 착수할 수 없다. 다만, 보상을 청구할 수 있는 자의 동의를 받은 경우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④ 제1항에 따른 보상의 기준, 지급방법, 그 밖에 보상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한다. 오랜 세월 동안 해당 어촌에서 고기잡이를 하던 사람들이 꼭 신고를 해야 최소한의 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다고 하는 것은 한국식이며, 이는 최근에 고물상 영업에 대해서도 꼭 같이 적용된다. 아마존이나 보르네오 같은 깊은 삼림지역의 원주민들은 언어도 다르고 이들은 주민등록조차 없다고
할 수 있는데, 그런 이유로 이들의 생존권이 아니 생명권 자체가 개발업자들에 의해 무시되는 것이
유엔 차원에서 지적되고 있다. 이런 문제는 근대 법률의 치부라고 할 수 있고, 한국에서는 이것이 문제라고도 인식되지 않고 있다. 또한 근대적인 소유권과는 달리 전래되어 오는 공동 사용권이 개발업자들에 의해 쉽게 박탈될
수 있도록 한국의 민법이 일제 시대의 의용(依用) 민법에서부터
만들어져서 동양척식회사가 이 나라의 많은 공유재산을 빼앗아간 역사가 있었던 것을 참석자 중 한 분인 전재경 박사님이 증언하여 모두 놀랐다. 정작 식민지 모국인 일본에서는 민법이 그렇게까지 되어 있지 않은데 식민지 조선에서는 그렇게 만들어 놓았던
것이다. 연구소 소식 1. 연구소 송년회를 12월 27일 저녁에 하려고 합니다. 참석을 원하시는 분들은 연락 주시기 바랍니다. (전화: 070-7767-5510) *수신을 원하지 않는 분은 sngmoo@cycleconomy.org로 요청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