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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환경제연구통신 제201404호 [통권 제179호] 2014년 1월
24일 금요일 발행인: 이승무 발행처: 순환경제연구소 주소: 서울시 마포구 도화동 173번지 삼창 프라자
1522호. 전화:070-7767-5510 팩스 02-717-5510 지역이라는 장소에서 중앙에는 계획을 세우고 통치하는 사람들이 있고 지방, 변방, 변두리, 촌에는 다스림을 받아들이고 생활하는 사람들이 있다. 중앙의 화려한 도시환경에서는 계속해서 사람이 상하고, 물건들이
낭비되어 버려지고, 생계가 점점 더 불안해지고, 낙오자들이
점점 늘어난다. 변두리에는 중앙의 정치, 경제에서 책임지지 않고
방치하고 떠넘긴 모든 부담이 지워진다.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 일을
하다가 골병이 들어서 보살핌이 필요한 사람들, 노인들, 하루하루를
버티어 가는 사람들이 있다. 그나마 변두리가 땅값이 싸고 그래서 주거비가 비교적 저렴하기 때문이다. 그 밖에도 많은 사람들이 바쁘게 살아가는 중앙에서 버려지는 쓰레기와 분뇨를 처리하는 곳, 그리고 위험한 원료로 전기를 생산하는 곳, 위험한 쓰레기가 보관되는
곳이 다 변두리, 촌에 자리를 잡는다. 어쨌건 이 모든 부담을 지방이 감당해야 한다. 국가와
산업이 보조해 주는 비용이 있지만, 변두리에 전가되는 환경비용과 사회적 비용을 다 보전해 주는 것은
아니다. 이 변두리의 들판에서는 중앙의 대도시에 사는 사람들을 위한 농작물도 자라난다. 과거에 이 변두리인 농촌은 건강하고 부지런한 인재를 길러내어 도시에 공급하기까지 했다. 이렇게 많은 부담이 주어진 곳이면서도 숨쉴 수 있는 공터와 야산이 있는 곳, 이런 곳을 근거지로 해서 협동조합과 사회적 경제의 싹이 트고 있다. 돈이 없는 사람들끼리 모여서 회사를 만들고, 돈이
없는 회사나 공동체들 간에 돈이 없이 현물로 거래를 하고 그렇게 살아가려고 하는 것이 사회적 경제이다. 추위와
더위, 바람과 비의 자연의 위력에 노출되어 살아가는 변두리의 환경에서는 더 이상 누구를 속일 수도
없고 누구의 아량에 기대어 살아갈 수도 없다. 물질순환의 법칙을 따라야 하고, 힘이 들어도 스스로 일을 하고 스스로 어지른 것을 정리해야 한다. 원래
그래야 사람이 살 수 있다는 것을 변두리에서 비로소 알 수가 있다. 그래서 그곳에서 사람이 정상적인 삶의 이치를 재발견하고 기력을 회복한다. 못 쓴다고 버린 물건들도 사람들의 노력에 의해 생명을 되찾는다. 변두리와 지방을 역설적으로 이상화해서 생각할 필요는 없다.
그러나 지금의 한국경제와 한국사회에는 중앙의 정부와 금융과 산업계에 희망이 보이지 않는다. 점점
쇠약해져 가고 있다. 자연의 법칙, 물질순환의 법칙을
무시하고 사는 인공적인 환경 때문이다. 그나마 햇볕이 여과 없이 내리 쪼이고 바람이 불어 제키고
흙먼지가 일어나는 곳, 노인들과 일자리 없는 사람들이 많은 곳 변두리에서, 무너져 가는 공룡 같은 경제를 대신할 새로운 경제가 창조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추구하는 순환경제도 중앙의 인공적인 환경에서는 상상할 수가 없으며, 변두리와 농촌의 환경을 근거로 해서 비로소 가능할 것이다. *수신을 원하지 않는 분은 sngmoo@cycleconomy.org로 요청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