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다리통신

제201422호 [통권 제197호] (구 순환경제연구통신)

2014년 6월 27일 금요일

발행인: 이승무

발행처: 돌고돌아다살림 연구소

주소: 경기도 동안구 흥안대로 500. 서현빌딩 601호. 전화:070-7767-5510 팩스 031-425-5510

사회자본연구원의 출범

순환경제(돌고돌아다살림)연구소는 세 명의 사원으로 구성된 합명회사입니다. 그런데 작년과 올해 같이 근무하던 두 분이 이직을 하여 상근으로 근무하는 사람은 한 명뿐이어서 회사라고 할 수 없는 상태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등기상으로만 세 명의 사원이 있는 것으로 되어 있는 것입니다.

저는 사회자본연구원을 창설하는 데 합류하여 오늘 프레스 센터에 장소를 빌려 연구원 창립행사를 하게 됩니다.

문명화된 인간사회에서는 의미가 있는 무슨 일을 하든지 재정적, 지적, 인적 역량이 축적되고 이것들이 뒷받침되어야만 합니다. 그런 자원이 있어야 생계에 대한 염려와 고용노동의 필요에서 벗어나 정신을 집중하고 시간과 정성을 들여서 어떤 목적을 추구해 나갈 수가 있기 때문이기도 하고, 사회 환경에서 벌어지는 불확실한 돌발변수에 부딪쳐서도 그 목적성을 잃어버리지 않고 앞으로 나갈 수 있는 보장이 주어지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자본주의 사회란 이와 같은 재정적, 지적, 인적 역량을 구축해 놓은 자본가가 사회의 주도세력이 되는 사회를 말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렇게 돈과 힘을 축적할 수 있다는 것은 절약과 절제를 하는 기본적인 품성도 필요하지만, 머리가 좋은 사람, 기술이 좋은 사람들과 거래를 잘 해서 이들의 재주를 동원하여 사업을 할 수 있는 사업가로서의 기질도 중요합니다. 거기에는 붙임성, 신뢰성, 매너라고 부르는 예절, 작은 것에 대한 양보심, 새로운 것을 받아들이는 열린 정신, 융통성 같은 것들이 포함될 것입니다. 이런 장점을 가진 사람들이 다 자본가가 될 수 있는 것은 아니고, 다른 어떤 인간적 사회적 가치보다 물적인 부를 더 신뢰하여 부를 축적하겠다는 의지가 굳어야 자본가가 될 수 있는 것은 물론입니다. 이처럼 물질적 부를 소유한 자본가를 중심으로 사회의 네트워크가 짜여진 사회가 자본주의 사회입니다. 그리고 이 네트워크 전체는 사실상 자본가가 동원할 수 있는 역량이고 이것이 자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네트워크 안에는 지식도 보증을 서 줄 신뢰관계도 기술도 있고, 법에 걸려들었을 때 빼 줄 수 있는 법조권력도 있고 그 무엇이든지 이 사회에서 동원할 수 있는 웬만한 힘들이 다 들어 있습니다. 심지어는 국가관료, 군대, 깡패들도 그 네트워크 안에서 자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이런 자본가 중심의 사회적 네트워크를 사회자본이라고 표현한다면, 그 네트워크에 의해 피해를 당한 사람이나 그 네트워크의 말단에 있을까 말까 하면서 상당한 불만을 가진 사람들은 적지 않은 반감을 가질 것입니다. 자본가 중심 네트워크의 속성은 그 안에서 인간성을 왜소화, 수단화시키고, 평화를 애호하는 것 같지만 군대와 전쟁의 효능을 신뢰하고, 축적의 목적을 위해 인명을 경시하고, 불평등을 당연시 하는 등 인간사회를 인간사회답지 않게 만들어온 것입니다. 그 안에서는 종교도, 철학도, 예술도, 도덕도 모두 악취 나는 사회의 본질을 감추고 겉치장을 해 주는 데 동원될 뿐입니다. 누가 그 중심의 자본가가 되는가부터 공정하지 못하고 조직적인 부당한 차별과 특권의 구조 때문에 지속적으로 희생양을 낳는 특성을 가집니다.

이런 자본가 중심의 사회적 네트워크에서 벗어나 다수의 인민이 힘을 모으고 축적하고, 새로운 네트워크를 구성하여 자본가 중심의 네트워크에 맞서는 것을 요즘 “사회적 경제”라고 부릅니다. 그 안에는 협동조합, 사회적 금융과 같은 상징적인 용어들이 통합니다.

자본주의 사회의 자본에 대항하기 위해서 대안적 방식으로 형성되고 대안적인 방식으로 유지되는 자본이 있어야 합니다. 이 자본이 있어야 자본주의 사회의 자본에 맞설 수단이 되는 인적, 물적 자원을 확보할 수 있습니다. 대안경제를 지향하는 협동조합들의 출자자본금이 이런 사회적 자본의 토대가 됩니다. 그것으로 대안적 신용기관을 설립하고, 대안적 금융을 실천해야 한다. 이런 식으로 사회적 자본을 키워나가야 합니다. 사회적 자본에는 신뢰관계가 포함되지만, 물질적 매개체가 필수적입니다. 실제로 자본의 물적 실체가 어떤 결의 질을 가지느냐에 따라 그 자본은 사적 자본이 될 수도 있고, 사회적 자본이 될 수도 있습니다.

왜 이와 같은 사회적 자본과 사회적 자본가가 필요합니까? 기존의 금융기구와 산업을 경영하는 자본의 논리가 인간사회와 자연의 지속가능한 생존에 대해 상당히 무책임하고 파괴적이기 때문입니다.

사회자본 연구원은 자본주의 사회의 자본의 횡포를 사회적 자본으로 견제하고, 사회적 자본의 형성을 통해 평등과 민주, 연대와 생태, 평화의 사회질서를 세우기 위한 주춧돌이 되는 것을 지향해야 합니다.

이와 같은 생각을 가지고 사회자본연구원의 설립에 합류했습니다. 그것은 자본가 중심의 사회에서는 순환경제, 즉 다살림의 실현이 어렵다고 생각되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사회자본연구원을 통해 생태 사회주의의 사상과 이념을 더 깊이 연구하고 확산시키며, 이를 정책적으로 실현하기 위한 물적 제도적 토대를 연구해 나갈 것입니다.

연구원 소식

1. 6월 26일 고물상연합회 창립식에 초대를 받아 가서 순환경제연구소의 축하인사를 전했습니다.

2. 6월 27일 금일 오후 5시 서울 시청앞 프레스센터 20층에서 사회자본연구원 창립행사를 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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