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돌다리통신 제201423호 [통권 제198호] (구
순환경제연구통신) 2014년 7월
4일 금요일 발행인: 이승무 발행처: 돌고돌아다살림 연구소 주소: 경기도 동안구 흥안대로 500. 서현빌딩 601호. 전화:070-7767-5510
팩스 031-425-5510 동양과 서양의 공부하는 방법, 그리고
순환경제 동양과 서양의 공부하는 방법에 차이가 있을까? 동양에서도
공부를 해 보고, 서양에서도 공부를 해 본 사람이 잘 알 수 있는 이야기이다. 나는 한국에서만 공부를 해 본 사람이지만 이에 대해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아무래도 동양식 공부는 첫 장부터 통째로 암기하는 것이다. 이에
비해 서양식 공부는 내용을 이해하고 자기 식으로 다시 요약하여 표현하는 것이 주된 공부방법이다. 고등학교까지는 주로 동양식 공부를 할 수밖에 없었고, 대학에
들어가서는 서양식 공부를 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대학에 들어가서는 암송하는 것을 멸시하는 태도를
지녔었다. 그런 태도를 가지면, 동양식 공부는 하급의
지식이고, 서양식 공부가 더 논리적이고 자기의 산 지식을 만드는 방법이라고 생각하기 쉽다. 그런 것을 상식이라고 한다. 그것이 피상적인 의견이라는 것을
요즘 생각하고 있다. 암송은 아무런 글이나 암송하는 것이 아니다. 권위 있는
경전이나 명시 같은 것이라야 암송의 대상이 될 수 있다. 그런데 암송연습을 하다 보면, 잡념이 없어지고 또, 암송을 하기 위해서는 마음을 지극히 평온하게 갖지 않을 수가 없게 된다.
그래서 이제 문득 깨닫는 것은 암송이란 정신의 훈련이 된다는 것이고, 마음을 다스리는
방법이 된다는 것이다. 그리고 그런 평온한 마음이 될 때 맑은 정신으로 진리의 세계에 눈을 돌리게
되고 학문이라는 것을 할 수 있게 되는 것이다. 그것은 물론 호흡을 가다듬는 것을 통해 신체의 유연성과
균형, 순환에도 연결이 된다. 이것이 바로 동양에서는
공부의 기초가 되는 연습이다. 서양에서는 논리적으로 이해가 되지 않는 것을 그냥 받아들이는 것을 용납하지 않는다. 아무리 권위 있는 스승이 말을 하더라도 납득할 수 없는 말을 하면, 청중인
학생은 바로 질문을 하고 해명을 요구해야 한다. 그렇게 해서 나 스스로 먼저 이해하여 내 표현방식대로
그것을 정리해서 다시 표현하는 것을 연습한다. 그리고 내가 말하는 것이 말이 되는지를 상대방에게
검증을 받는다. 이처럼 서양 공부에서는 명확한 의사소통을 중시한다.
소위 “스마트”한 학생이 빛을 발하게 되어
있다. 아무래도 머리의 회전속도와 체력이 뒷받침되는 연소한 사람들이 유리하고, 나이가 들수록 그런 공부를 하기가 힘들어진다. 이런 공부는 에너지
다소비형의 공부이고, 활발한 두뇌활동을 하다보면 에너지가 소진되게 된다. 그러므로 끊임 없이 영양섭취와
운동을 통해 체력을 보강해야 공부를 잘 할 수 있게 된다. 동양식 공부는 일단은 암송연습을 통해 평정심을 찾는
것을 기본으로 하고, 그런 정신상태에서 만물의 실상을 깨닫는 것에 목표를 둔다. 말하자면, 어느 하나의 대상에 집중하여 몰두하는 것이 아니라
전체의 상호의존 관계 같은 것을 직관적으로 간파하는 것이다. 이는 명상을 통해 그런 정신상태에 도달해야
할 수 있는 공부라고 할 수 있다. 이를 통해서 형이상학과 종교가 발달하게 된다. 이런 공부방식의 다름이 문명의 다름과도 깊이 연결되어 있다. 경건한
마음으로 해야 가능한 동양의 공부에서는 경쟁이라는 것이 있을 자리가 없다. 암기를 경쟁적으로 하는
것이 있기는 하지만, 그것을 잘 못한다고 해서 위축될 일은 없다.
그래서 ‘대기만성’이라는 말이 통한다. 서양식 공부에서는 논리가 정연하고 표현이 정확하고 간결하지 않으면 인정을 받을 수가 없고 경쟁에서 패배자가
된다. 거기에 어떤 변명의 여지도 없다. 이를 통해 형이하학인
실질적인 과학과 기술이 발달하게 된다. 공부는 힘을 기르는 것이고, 능력과 수단을 확보해 가는
과정이다. 그 출발점은 자신을 이기고 통제하는 것이고 궁극적인 목표는 자신의 존재 이유를 실현하는
것이다. 그 과정에서 자기 생각을 가지고서 나의 밖에 있는 존재들에게 영향을 미치고 이들을 변화시키려는
야심을 가지는 것은 동양이나 서양이나 다를 바가 없다. 그러기 위해서는 자신의 생각과 방법이 옳다는
것을 사람들에게 입증해야 하는데, 그것을 입증해 주는 것은 그 생각이나 방법을 적용해서 나온 결과물이다. 그 결과가 없거나 별 것이 아니면 아무도 그 사람의 생각이나 방법을 인정해 주지 않는다. 공부를 하는 사람은 공부를 통해서 그런 힘이 자라는 것을 스스로 인정하고 또 타인으로부터도 공인을 받고
있는 사람이다. 그런 사람만이 공부에 취미를 가지게 된다고 할 수 있는데, 그런 사람이 그렇게 많다고는 할 수 없다. 공부하는 사람은 한마디로
공부하는 방법을 터득한 사람이다. 순환경제 즉, 돌고돌아
다살림을 주제로 공부를 계속하고 있는 필자는 논리적 연산을 극단적으로 추구해 온 서구의 이론경제학이
인간의 진지한 삶을 위한 교훈을 주지 못하는 것을 느껴 왔으며, 결국 그 경제이론이 세상의 부자들
주변에서 맴도는 이들의 출세를 위한 도구로 활용되면서 몰락해 가는 것을 느껴 왔다. 그것은 공부하는
기본적인 방법론에서 잘못된 것인가, 아니면 방법론이 아니라 그 좋은 방법을 잘못 사용해서 발생한
문제인가? 모르는 것을 알 때까지 질문하고 따져 들어가는 것이 잘못된 것은 아니다. 이를 통해 신비와 우상을 타파하고 권위를 허무는 노력을 해 온 사람들이 민주주의의 사조를 지배적인 사조로
만들어 왔다. 그렇게 모르는 것을 모르겠다고 당당히 이야기하는 정신이 변혁의 정신이다. (그러나 서양 학문의 흉내를 내는 이 나라의 주류 경제학자들은 모르는 것을 흉내 내서 비슷한 이론을 펼치는
데 익숙한 것 같다. 표절이라는 것은 그런데서 당연히
생기는 것이다.) 이런 평민계층의 변혁운동을 일으킨 읽기와 글쓰기와 셈하기 같은 학습이 복잡해지면서
세속적인 권위로 종교철학적 권위를 대체한 수단이 된 경제학이 형이상학화되어 정신수양도 안 되고, 세상을
바로 보게 하지도 못하는 이상한 공부로 타락하고 말았다. 말하자면 애초에 방법이 잘못된 것이 아니라
권력을 손에 쥐면서 타락하고 멸종의 길을 가고 있는 학문이 바로 경제학이다. 동양의 공부하는 방법도 그런 타락의 길에서 자유롭지 않다. 모든
종교와 철학이 다 마찬가지의 타락의 속성을 내포하고 있다. 그래서 공부는 마음을 다스리고 사사로운 욕심을 버리는 공부가 우선시되어야 한다. 유토피아를 추구하는 공부와 지행합일을 추구하는 치열한 삶의 공부는 세속의 권세를 차지하는 데 걸림돌이
되어 사람들이 기피하지만 사람과 세상을 건강하게 생명력을 가지도록 해 주는 빛과 소금의 역할을 한다. 동양의
양명학이나 동학 같은 것, 서양의 공산주의 유토피아 운동 같은 것이 그 진수를 보여준다. 순환경제에 대한 공부는 변함 없이 그런 방향을 추구해야만 언제고 세상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연구원 소식 1. 지난 6월 27일
금일 오후 5시 서울 시청 앞 프레스센터 20층에서 사회자본연구원
창립행사를 성황리에 마쳤습니다. 성원해 주신 모든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수신을 원하지 않는 분은 sngmoo@cycleconomy.org로 요청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