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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다리통신 제201429호 [통권 제204호] (구
순환경제연구통신) 2014년 8월
15일 금요일 발행인: 이승무 발행처: 돌고돌아다살림 연구소 주소: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흥안대로 500. 서현빌딩 601호. 전화:070-7767-5510 팩스 031-425-5510 광복 69주년을 맞는 대한민국의 현주소 박근혜씨가 대통령으로 취임한지도 1년 반이 지났다. 앞으로 임기는 3년 반이 남았다. 그 동안의 그의 행적을 보면서 대통령 선거에서
국민들의 과반수가 왜 그에게 표를 주었는지를 생각해 본다. 그것은 그를 유권자 국민에게 어떤 방향을
제시하고 이끌어가는 지도자로 선택한 것은 아니었다고 판단이 된다. 그것은 다름 아니라 대한민국의
기성 사회체제에 문제를 제기하고 부딪치는 잠재세력에 상대하여 전혀 설득을 당하지 말고 양보 같은 것도 하지 말고 이익을 철저히 지켜내는 마름이나
창고지기 같은 역할을 잘 할 사람으로 박근혜 씨를 뽑은 것 같다는 말이다. (그런 성향의 사람을
대통령으로 뽑았다고 해서 국민이 앞날을 열어갈 지도력에서는 아무런 아쉬움도 없을 만한 높은 문화적, 정신적
사회구조를 갖추고서 기능적인 일을 하는 종복(從僕)으로 대통령을 뽑을 만큼 민주주의가 높은 수준에 도달한 것이 결코 아니다. 사람들이 사는 모습 자체가 사냥개나 불독 같은 사람을 국가의 대표로 내세울 정도로 삭막하다는 데 대한 증거를
보여주는 것이다.) 왜냐하면 박근혜 씨를 둘러싼 청와대
집권세력이 국내적으로 국민에게나 국외적으로 이웃나라들에게 어떤 유의미한 메시지를 보낸 것이 도대체 무엇인가 하는 의문이 들기 때문이다. 연설도 하고 선언도 하고, 대화에서 발언도 하지만, 그 말에 대해 책임을 지지 않거나 다른 발언과 앞뒤가 맞지 않아도 너무나도 당당할 수가 있는 것이 박근혜
씨이고, 또 박근혜 씨에게 뭔가를 말하는 것은 마치 벽에 대고 말하는 것이나 마찬가지로 아무런 결과가
없는 것이다. 한국의 기득권 세력이, 아니 국민 상당수가
원하는 대통령 자체가 바로 “묻지마” 대통령이고, “말이 통하지 않는” 대통령이고, “감수성이 있어서는 안 되는” 대통령이었던 것이다. 조금도 손해 볼 말은 입밖에 내놓지 말고, 얻을 이익이 있을
때는 과감하게 덤비는 염치, 체면 불구한 언행이 습관화된 사람으로 행동하는 박근혜 씨를 보고 입맛에
잘 맞는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 바로 이 나라의 상당수 사람들이라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식당 경영자는 맛있는 음식을 만들어서
내놓을 줄 아는 비법이 있으면, 다른 것은 대체로 용서가 된다. 그에게는
고객들과의 소통에 문제가 있다고 해서 큰 문제가 될 것이 없다. 여러 차례의 선거에서 검증된 것이지만, 박근혜 씨는 자기 측의 이익을 지켜내는 데는 본능적으로 탁월한 감각과 뚝심이 있다는 것은 인정을 받는다고
할 수 있다. 그런 능력을 가진 사람을 일국의 대통령으로 선택한 것이 한국 국민이다. 그만큼 한국 국민은 욕심 사나운 사람들이고 법도가 없는 사람들로 언젠가부터 바뀌어 있는 것이다. 남의 말을 듣고 설득을 당하거나 협상에서 양보를 하는 사람은 한국사회에서는 도태 1순위에 오른다. 그래서 한국에서는 논리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이익을 추구하는 예리한 본능이 필수적인 덕목이 된다. 한국의 학생들은 학교에서 논리적인 이론을 배우지만, 사회에서 이론은 눈속임용 포장용지의 구실이나 될 정도로 멸시된다. 이래서는
선진국이 될 수 없을 뿐 아니라 후세를 키워내는 데도 문제가 있을 수밖에 없다. 한국문화는 인의예지나
지성과는 거리가 멀고 기민한 순발력과 후각으로 돈 버는 욕심에 솔직히 충실한 문화로 자리매김되어 가지 않나 생각된다. 일본 제국주의로부터 해방된 지 69년이 되었지만, 69년 동안 눈앞의 이익을 쫓아 사냥개처럼
달려온 것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을 뿐, 이 사회가 어떻게 인간 사회로 지속할 수 있고
이 나라가 어떻게 나라다운 나라로 지속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는 그 동안 이룬 성과가 너무 보잘것없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이명박 씨에 이어 박근혜 씨는 그런 정도의 정신을 가진 국민을 잘 상징하고 대표해 주는 사람이라고 생각된다. 이런 나라, 이런 사회 분위기에서 적응하며 살아야 하는 것에 대해서 환멸을 느끼게 하는 사건들이 연일 벌어지고, 그래서 이 나라의 시민으로 계속 살아야 하는 것에 대해 고통스럽게 생각하는 사람들이 지금 적지 않다고 할
수 있다. 잠들어 있는 국민의 양심이 깨어나지 않는다면, 욕심
사나운 사람들이 들끓는 대한민국이라도 점점 힘이 약해질 수밖엔 없다. 해방된 지 70년이 다 되어가는 나라가 아직도 국제사회에서는 판단력과 자립심이 미약한 어린아이로 행세하고 있고 눈앞의
이익 앞에서 길게 보지 못하고, 북녘 땅을 포함하여 이 땅 위에서 인간답게 살고자 몸부림치는 사람들에게
원한을 사면서도 도무지 양보하는 법을 알지 못하는 이런 정신적인 수준밖에 안 된다면, 100년까지
이 나라가 존속할지 의심스러운 것이 아닐까? *수신을 원하지 않는 분은 sngmoo@cycleconomy.org로 요청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