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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다리통신 제201431호 [통권 제206호] (구
순환경제연구통신) 2014년 8월
29일 금요일 발행인: 이승무 발행처: 돌고돌아다살림 연구소 주소: 경기도 안양시 동안구 흥안대로 500. 서현빌딩 601호. 전화:070-7767-5510
팩스 031-425-5510 유럽문명 프랑스혁명의 3대 혁명이념은 인권선언문에 따르면 자유, 평등, 우애였다. 이는 미국의 독립선언문에서 자유, 평등, 행복의 추구를 말하는 것과 조금 차이가 있다. 그것은 우애(fraternité)라고
하는 것이다. 이것은 얼마 전에 프란체스코 천주교 법왕이 방한하여 보여준 유럽 문명의 한 측면이며, 라틴 문명의 특징이다. 어려움을 당한 자들과 연대하고 적극적으로
도와주는 정신이라고 할 수 있다. 이것이 이념화된 것을 사회주의라고 말할 수도 있을 것 같다. 외지에서 온 낯선 손님을 정성껏 대접하는
것은 환대(歡待:Gastfreundschaft)라고 하는 것인데, 이는 자본주의 문화가 침투하기 전 유라시아 대륙을 중심으로 한 전세계적인 관습이었다. 특히 이슬람권의 손님에 대한 극진한 대접은 주목을 받는다. 지중해를 중심으로 한 유럽과 중동 지역의
이러한 문화의 이면에는 오래된 상업과 무역활동의 전통이 있고, 유태인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이 그 역할을
많이 담당했다. 그것은 떠돌이 생활을 하는 상인들이 발전시킨 문화로서 호혜적인 관계 속에서 유지되어
간다. 이런 사람들이 중동에 있으면 베두인이라고 불리고, 유럽에서는 유태인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이다. 유태인들은 이집트와
메소포타미아 사이의 아라비아 사막과 팔레스타인, 시리아, 페니키아
등 교역로를 중심으로 상업을 영위하던 아라비아인들이 지중해권 전체로 흩어져 살면서 유태인이 된 것이다. 즉, 아랍지역을 옛날에 떠난 셈족 출신 아랍인들의 후예라고 할 수 있다. 이들의
종교라고 하는 유태교는 같은 문화적, 민족적 기원을 가진 바빌론과 페르시아 지역의 종교철학, 관습을 전수받은 유태 지식인들이 거의 창작하고 문서화, 체계화된
것이다. 그후 지중해의 로마 문명권에 흩어져 거주하던
유태인들이 민족적 성격이 강하던 유태교를 개혁하여 새로 출범시킨 것이 그리스도교라는 종교이고, 실제로
이들의 경전인 신약성서는 그리스, 로마, 이집트 알렉산드리아
등 지중해 여러 지역에 살던 유태인들이 창작하고 편집한 작품이다. 로마문명의 쇠퇴기에 발생한 정신적
문화적 공허감을 채워주는 데 적합한 종교사상으로서 유럽 전역에 급속히 보급되었다. 아랍지역의 이슬람교, 유태교, 그리고 유럽의 그리스도교는 본질상 비슷한 배경과 속성을
가진 상인들의 종교라고 할 수 있다. 우애와 환대의 문화와 밀접한 관계를 가진 이런 종교들이 초자연적인
유일신 신앙으로 체계화되면서 비정통에 대한 증오심과 짝을 이루어 발화성을 띠게 된다. 그 결과가 유럽에서의 그리스도교에 의한 유태인 박해, 종교전쟁, 이슬람교 안에서의 수니파와 시아파간의 증오와 전쟁,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간의 잔인한 학살극 이런 것이다. 이런
종교문화의 양면성 중 공격성과 관련된 부분은 유럽에서는 시민혁명과 산업문명이 등장하면서 더 이상 종교의 이름으로 비정통과 이교도를 박해하는
일은 없어졌다. 유고 내전 같은 경우는 예외이다. 팔레스타인과 이스라엘의 전쟁에서 우리가
본 무자비함과 불관용이 사실은 같은 뿌리를 가지고 비슷한 성향을 가진 유럽화된 아랍인과 토박이
아랍인들간에 표출된 것이다. 지금의 유럽문명과 한국사회와의 단적인
차이점도 관용과 불관용에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 프란체스코
법왕이 보여준 대화와 공감의 철학은 유럽의 오랜 역사적 경험에서 나온 중요한 성과라고 할 수 있을 텐데, 한국에서는
이조 시대부터 전통적으로 불관용이 주를 이루었고, 일제시대에도
그랬었고, 해방 후에도 그것이 달라진 적이 없다. 유라시아 대륙의 서쪽과 동쪽의 교류는
수천 년간 이어져 왔는데도, 이번 프란체스코의 방한처럼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교류가 있다는 것이
놀랍다. 프란체스코가 전해준 관용과 공존 그리고 우애가 한국에도 팔레스타인 지역의 이스라엘에도 절실하게
필요하다. *수신을 원하지 않는 분은 sngmoo@cycleconomy.org로 요청하시기 바랍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