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환경제통신

제201433호 [통권 제208호]

2019년 9월 20일 금요일

발행인: 이승무

발행처: 순환경제 연구소

주소: 서울시 중구 수표로 43 수정빌딩 302호. 전화:070-7767-5510

통신의 재개

2014년 9월 19일에 재충전을 위해 5년간 휴간을 통보하고 나서 5년의 시간이 흘렀습니다. 그 동안에 이 통신을 통해서 썼던 글을 모아 “순환경제학첫걸음”(2015, 사회자본연구원)이란 책을 발간하기도 했고, 그 외에도 책을 써서 출간하고, 학습을 위해 책을 번역하기도 했지만, 매주 통신을 써서 보내는 부담 없이 잘 쉬었습니다. 이제는 글을 다시 쓴다는 것이 전에보다 더 부담스럽고 조심스러워질 수밖에 없게 된 듯합니다.

이제는 이름을 다시 옛날식대로 “순환경제통신”이라고 붙이려고 합니다. 그리고 최근에 작고한 이매뉴얼 월러스틴 선생의 commentaries처럼 한 달에 두 번을 써서 첫째, 셋째 금요일에 홈페이지에 올리려고 합니다. 통신을 직접 메일로 발송하는 것은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삼가려고 합니다. 그 동안에 SNS라는 것이 보편화되어서 그중에 페이스북을 통해서 통신문을 찾아서 볼 수 있게 해 드리려고 합니다.

순환경제의 확산과 그 한계

그 동안에 ‘순환경제’(circular economy)라는 키워드를 내세운 많은 움직임들이 늘어났다고 할 수 있지만 자본주의 시장경제의 경제학을 약간 포장하는 정도라고 할 수 있다. 시장경제의 정치경제학은 생물체의 생명활동과 거리가 먼 천체 역학체계를 설명하는 수학공식에 의존하는 형태로 추상화되어 강자들과 지배자들이 약자들을 약탈하는 무기가 된 지 오래다. 수요와 공급, 가치와 가격 같은 경제학의 개념들은 생명체로서의 인간의 생물 현상에서 생성된 관념들이므로 이를 바탕으로 한 새로운 눈으로 물질과 에너지의 유통과 사용을 바라보는 것이 지구상의 파괴적인 물질순환 질서를 진단하고 바로잡는 데 필요하다. 그 분석에는 경제사상사의 방법을 취할 필요가 있다.

제2차 세계대전 후 미국을 중심으로 생성된 현대경제학은 전문가들의 독점물이 되어 비슷한 때 시작된 핵무기처럼 폭력적인 권위를 행사해 왔다고 할 수 있다. 이것은 인간사회를 위한 경제학이 아니라 달러 장사들을 위한 경제학이다. 이를 폭로하고 거부하기 위해서는 20세기 초까지 유럽에서 발달한 경제사상이 전쟁을 거치면서 어떻게 단절되고 지금과 같은 물리학적인 경제학으로 발달하는지를 알아야 한다. 순환경제의 연구는 경제사상사의 연구에서 출발할 수밖에 없고 철학과 역사에 대한 연구가 될 수밖에 없다. 이와 같은 기본 관점에서 앞으로의 연구가 진행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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