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환경제통신

제201905호 [통권 제212호]

2019년 11월 15일 금요일

발행인: 이승무

발행처: 순환경제 연구소

주소: 서울시 중구 수표로 43 수정빌딩 302호. 전화:070-7767-5510

우고 바르디(Ugo Bardi)

우고 바르디는 이탈리아 피렌체 대학의 물리화학 교수이며, 로마클럽에서 나오는 보고서 중에 자원고갈에 관한 것인 “Extracted. How the Quest for Mineral Wealth is Plundering the Planet”를 썼다. 나는 어떻게 하다가 이 책을 독일어본, 이탈리아어본, 영어본으로 가지게 되었다. 순서상으로 이탈리아어(2011), 독일어(2013), 영어(2014) 그런 순서로 발간되었는데, 같은 책이 아니라 독일어본이 내용이 가장 상세하고 책이 두껍다.

그는 2017년에는 세네카 효과(Seneca Effect)라는 책을 냈다. 이는 세네카가 한 말 “재산은 느리게 성장하지만 파멸은 급속하다”라는 것에서 따온 말로서 재생 불가능한 자원의 채굴이 정점을 통과한 후의 급속한 감소를 예측하여 이를 나타내는 개념으로 제시한 것이다. 그 내용은 국내의 블로그 http://blog.daum.net/nanomat/973 에 번역이 되어 있다. 그 글의 결론은 공기중의 산소의 양이 한정되어 있으므로 우리가 앞으로 불과 몇 십 년 동안만 탄소를 연소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사실, 기후변화와 기후붕괴의 위기를 말하는 생태주의자들은 21세기 이후 같은 이야기를 계속 해 왔기 때문에 늑대가 왔다고 외치는 양치기 소년 같은 취급을 받아왔다. 최근 유엔 기후행동 정상회의에서 연설한 스웨덴의 청소년 환경운동가 툰베리도 크게 다르지 않은 반응을 일으킨 것 같다.

바르디는 이런 말을 한다:

붕괴는 예외적 사건이 아니다. 그것은 우주가 일하는 방식이다. 그것은 우주가 낡은 것을 제거하고 새것에게 자리를 만들어주는 방식이다. 그리고 우리는 우리를 지금 우리가 있는 곳으로 이끈 낡은 것들과 생각들을 제거할 것을 절실히 필요로 한다. 누군가 말한 것처럼 “일찍 붕괴하여 떼로 몰려감을 피하라.” 때로는 당신들은 붕괴를 피할 수 없지만 언제나 그것에 준비가 되어 있을 수 있다.

기후붕괴와 자원고갈로 인한 대혼란기가 다가오면서 점점 더 사람들은 삶 속에서 크고작은 많은 실패와 불행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아질 수밖에 없다. 자본주의 경제시스템과 임금노동 제도에 대한 근본적인 문제제기는 유럽에서 19세기 초부터 있었던 것으로서 인류애와 이상주의적 관념에 휩싸인 종교인들에게서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로마 제국 시대에 노예 제도에 의해 지탱되는 사회의 불길한 몰락에 대한 사람들의 공감 속에 기독교 문명이 싹튼 것처럼, 자본주의 경제 시스템에 대한 회의는 이미 19세기에 당시의 인간의 과학 지식으로 지구 환경과 자원의 지탱 불가능성에 대한 예감에서 시작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만일 그러하다면, 자본주의 질서를 반대하는 사회주의나 공산주의의 요구는 지구 환경의 미래에 대한 암울한 전망이 현실화되어 가는 지금 시대착오적인 것이 아니라 점점 더 강해질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인류역사의 겨울이 다가올수록 번영보다는 생존이 중요한 관심사가 되고 경쟁보다는 힘을 합치는 데서 살 길을 찾아야 한다. 경쟁과 성장과 번영을 향해 달리던 자본주의 시대의 사고방식을 고수하는 사람들, 사회, 국가, 문명은 점점 소수가 되고 궁지에 몰리게 될 것이다. 미래를 내다보는 사고와 문화를 시대착오적인 것으로 주변화시키고 더 많은 소비와 낭비와 부를 향한 돌진을 조장하는 스마트 전자문명의 시대는 사람들의 의식을 마비시키고 있다. 문명의 병이 깊고 어둠이 지속되고 있다. 그렇더라도 인간 생명체의 생존 본능이 있기 때문에 시대의 변화는 막을 수 없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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