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환경제통신

제201906호 [통권 제213호]

2019년 12월 6일 금요일

발행인: 이승무

발행처: 순환경제 연구소

주소: 서울시 중구 수표로 43 수정빌딩 302호. 전화:070-7767-5510

북한의 순환경제 정책

1. 서론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영토로 되어 있는 한반도 북부 지역은 일제강점기부터 일제의 대륙에 대한 침략전쟁 수행을 위한 병참기지로서 공업지대로 개발되었다. 냉전시기에는 중국과 소련으로부터 풍부한 석유의 공급이 있었고, 이를 토대로 에너지 다소비형의 공업과 농업 생산 체제를 유지해 왔다. 그러나 1990년 초의 소련 해체와 동구 사회주의권의 붕괴 이후 석유의 공급이 중단되어 인프라의 건설과 유지보수에 필요한 중장비의 가동이 어렵게 됨에 따라 에너지 공급시설을 포함한 사회 전반적인 기반시설이 기능을 잃게 되었다.

그러나 2000년 이후 북한은 변화된 국제 환경에 적응하여 새로운 경제 기반을 마련하는 데 주력하였고, 자력갱생의 경제정책이 어느 정도 정착된 것으로 보인다.

미국을 중심으로 한 경제제재 국면에서 대외무역의 봉쇄로 인해 북한이 취할 수밖에 없는 자급자족형의 경제 모델에서 북한은 석유에 의존하는 산업 운영방식을 벗어나 석탄과 태양에너지, 풍력 등 재생에너지 자원을 개발하고 물질자원을 순환 이용하는 경제 운영 방식을 마련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중국이 2008년부터 “순환경제촉진법”을 제정하고 중앙과 지방의 각급 정부 단위에서 순환경제 정책을 추진하는 흐름에 자극을 받아 최근에는 특히 농업 부문에서 고리형 순환생산체계를 강조하고 순환경제 정책의 의지를 대내외적으로 천명하고 있다.

최근 서유럽의 순환경제 정책들은 인위적 요인에 의한 기후변화 현상에 산업혁명 이래 가장 큰 책임이 있는 나라들이 대량생산, 대량소비에 기초한 성장 중심의 자본주의 운영 체계에 대한 일정한 반성을 기초로 새로운 경제의 패러다임 전환과 침체된 경제의 활력과 돌파구를 찾기 위한 모색이라고 할 수 있다. 반면에 북한이 추구하는 순환경제 정책은 경제가 외부 요인에 의해 폐쇄된 상태에서 국토 내의 지속가능한 자급자족의 생존 경제를 추구할 수밖에 없는 환경에서 추진되는 것이다.

로마 클럽이 제시한 기후변화와 자원고갈로 인한 인류 사회 붕괴의 시나리오가 점차 공신력을 얻어가는 현시점에서 우리는 절박하게 생존을 위한 경제운영 모델을 모색할 수밖에 없으며, 이를 위한 아이디어는 현재의 위기를 일으킨 장본인인 서구의 자본주의 경제보다는 그에 대한 반작용으로 일어난 아시아의 자립경제 모델에서 발견하는 것이 우선시될 수도 있다.

이러한 관점에서 한반도의 미래를 생각하는 지속가능한 경제의 상(像)을 모색하는 입장에서 이웃하는 북한의 순환경제 정책에 관심을 기울여 보는 것이 이 글의 목적이다.

2. 북한의 자원순환 제도

북한의 폐기물관리를 맡고 있는 법령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페기페설물법”이다. 이 법의 제3조에는 “제3조 (페기페설물의 취급원칙) 페기페설물취급을 바로하는 것은 나라의 환경과 인민들의 건강을 보호하는데서 나서는 근본요구이다. 국가는 페기페설물을 방사성페기페설물, 유독성페기페설물, 일반페기페설물로 구분하여 취급처리하며 페기페설물의 배출량을 최대로 줄이고 재리용하도록 한다.”고 하여 환경과 건강을 보호하기 위한 법의 목적을 밝히고 있고, 배출량 최소화와 재이용을 원칙으로 삼고 있다. 제29조에는 다음과 같이 되어 있다: “제29조 (페기페설물의 재리용) 기관, 기업소, 단체는 배출된 페기페설물을 재리용하여야 한다. 이 경우 국토환경보호기관과 위생방역기관의 합의를 받아야 한다.”

그 외에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 축산법”에서는 “고리형 순환 생산체계”를 규정하여 순환경제의 개념을 도입하고 있다: “제27조 (알곡먹이의 생산과 공급) 부침땅을 리용하여 축산을 하는 기관, 기업소, 단체는 토지의 면적과 비옥도, 기상기후조건, 집짐승의 사양관리기준에 맞게 집짐승먹이작물을 합리적으로 배치하며 축산과 농산의 고리형순환생산체계를 세워 생산을 늘여야 한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농장법에서도 “제25조 (농산과 축산의 고리형순환생산체계확립) 농업지도기관과 농장은 집짐승을 길러 물거름을 생산하고 물거름을 쳐서 알곡 생산을 늘이며 그 알곡을 먹이로 하여 고기를 생산하는 농산과 축산의 고리형순환생산체계를 세워야 한다.”고 하여 고리형순환생산체계를 강조하고 있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유기산업법”에는 유기산업을 다음과 같이 정의하고 있다: “유기산업은 화학적인 방법으로 합성하여 만든 비료, 농약, 사료, 수의약품, 원료, 자재, 가공첨가제 같은 것을 거의나 쓰지 않고 인민들의 건강증진에 유익한 농산물, 수산물, 목제품, 식료품, 의약품, 화장품, 공예품, 방직 및 피복제품 같은것을 생산하는 경제부문이다. 국가는 유기산업부문에 대한 투자를 늘이고 그 구조를 개선완비하여 유기제품에 대한 수요를 원만히 보장하도록 한다.” 이는 경제 부문 자체를 순환경제의 원리에 따라 운영하는 것을 권장하는 법령인 것이다. 이 법의 제16, 17, 18조는 다음과 같이 되어 있다.

제16조 (유기제품의 포장과 표식)

해당 기관, 기업소, 단체는 생산한 유기제품을 정해진 기간까지 그 질과 위생안전성을 보장할 수 있고 재순환 및 재리용할수 있거나 생물학적으로 분배할수 있는 포장재로 포장하며 《유기》라는 표식이 있는 상표를 붙여야 한다.

제17조 (재생에네르기의 개발리용)

해당 기관, 기업소, 단체는 유기제품의 생산에서 석탄, 원유 같은 화석에네르기소비를 극력 줄이고 자기 단위의 자연지리적특성에 맞게 태양열, 풍력, 생물가스 같은 재생에네르기를 적극 개발리용하여야 한다.

제18조 (재자원화기술의 도입)

해당 기관, 기업소, 단체는 재자원화기술을 적극 받아들여 생산과정에 페설물이 극력 나오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생산과정에 나오는 페설물은 무독화, 정화하여야 한다.

포장재의 순환이용성, 재생에너지의 활용, 폐기물 배출의 최소화와 재활용을 유기산업법의 틀 안에서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재생에너르기법에서도 순환을 강조하고 있다: “제31조 (생물질리용기술의 도입) 해당 기관, 기업소, 단체는 생물질의 재순환을 철저히 보장하며 에네르기수요보장과 산림보호, 논밭의 지력개선을 다같이 만족시키는 생물질리용기술을 적극 발전시키고 확대도입하여야 한다.”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기업소법에서는 회수이용을 강조한다: “제44조 (동력관리) 기업소는 석탄을 비롯한 연료를 잘 보관하고 효과있게 리용하며 열설비에 대한 기술관리를 짜고들어 사고를 없애고 열효률을 높이며 열을 랑비하지 말아야 한다. 기업소는 연료소비기준을 부단히 낮추며 페열을 회수리용하는 체계를 엄격히 세워야 한다.”

자재관리법에는 다음과 같은 조항이 있다: “제23조 (부산물, 페기페설물, 고자재의 회수리용) 기관, 기업소, 단체는 자재를 리용하는 과정에 나오는 부산물, 페기페설물, 고자재 같은 것을 망탕 버리지 말고 재생하여 리용할수 있는 것은 모조리 회수리용하여야 한다.”

“제36조 (행정적책임)

다음의 경우에는 기관, 기업소, 단체의 책임있는 일군과 개별적공민에게 정상에 따라 해당한 행정처벌을 준다.

1. 자재공급계획을 바로세우지 않아 생산과 건설에 지장을 주었을 경우

2. 자재공급계획체결과 리행질서를 어겨 인민경제계획수행에 지장을 주었을 경우

3. 자재공급계획이 없거나 자재공급계약을 맺지 않은 단위에 자재를 공급하거나 정당한 리유

없이 자재공급계약을 맺어주지 않아 경제사업에 혼란을 조성하였을 경우

4. 자재의 대금결제질서를 어기였을 경우

5. 자재소비기준을 어기고 자재를 랑비하여 손해를 주었을 경우

6. 자재리용과정에 나오는 부산물, 페기페설물, 고자재 같은것의 회수리용체계를 세우지

않아 자재를 랑비하였을 경우

7. 물자교류질서를 어기고 마음대로 자재를 주고받았을 경우

8. 자재보관질서를 어겨 자재를 부패, 변질, 도난, 사장시켰을 경우

9. 자재를 비법적으로 개인들에게 넘겨주었거나 팔았을 경우

10. 이밖에 자재관리질서를 어겼을 경우“

사회주의 재산관리법에도 다음과 같은 조항이 있다: “제50조 기관, 기업소, 단체는 부산물, 페기페설물, 고자재 같은 것을 최대한 회수리용 하여야 한다.”

환경보호법에는 다음과 같이 도시폐기물 재활용을 규정하고 있다.

제24조 (도시오물의 재자원화)

지방인민위원회와 해당 기관, 기업소, 단체는 도시오물을 탄재, 파지, 파수지, 교포, 파유리, 파철, 유기질비료생산용오물 같은것으로 분류하여 최대한 재자원화하도록 하여야 한다.

제41조 (재자원화기술의 도입)

해당 기관, 기업소, 단체는 생산과정에 생기는 부산무로가 페기페설물을 재자원화 하기 위한 기술을 적극 받아들여 환경오염을 막고 원료, 자재의 소비를 극력 줄여야 한다.

도시미화법에는 다음과 같은 규정이 있다. “제31조 (오물의 재자원화) 도시경영기관은 선진과학기술의 성과를 적극 받아들여 오물을 재자원화하여야 한다.”

이러한 북한 법령을 본다면, 환경분야만이 아니라 경제 전반에 걸쳐 재자원화, 자원회수이용, 순환형 생산체계를 강조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3. 언론 등에 등장하는 순환경제 정책

우리민족끼리 2019년 7월 19일자에서는 다음과 같이 순환경제정책을 강조하고 있다:

“위대한 수령님과 위대한 장군님의 현명한 령도밑에 우리 나라에도 순환경제를 발전시킬수 있는 물질기술적토대가 튼튼히 마련되였다.

위대한 수령님께서는 일찌기 수매사업을 잘하여 파고무, 파유리, 파지, 빈병, 파비닐, 고포같은것을 적극 동원리용하는것은 생활필수품생산을 늘이고 인민생활을 높이는데서 중요한 의의를 가진다는데 대하여 가르쳐주시면서 그를 위한 구체적인 방향과 방도를 밝혀주시였다.

위대한 장군님께서는 군중적으로 내부예비를 효과적으로 동원리용하고 그들의 창발성에 의거하여 여러가지 인민소비품생산을 획기적으로 늘이게 하는 폭넓은 대중운동인 8월3일인민소비품생산운동을 발기하시였으며 세계적인 발전추세와 우리 나라의 실정에 맞는 재자원화의 본보기공장도 일떠세우도록 이끌어주시였다.

경애하는 최고령도자동지께서는 현시기 재자원화사업의 중요성과 의의를 헤아리시고 현지지도의 길에서 모범적인 단위도 찾아주시였으며 모든 부문, 모든 단위에서 일군들부터 이 사업에 앞장서도록 강조하고계신다.

위대한 수령님들의 유훈과 경애하는 최고령도자동지의 높은 뜻을 받들고 여러 과학연구단위와 공장, 기업소에서는 우리 나라의 구체적실정과 환경에 맞게 환경보호기술과 페기페설물 및 생활오물의 재자원화기술의 개발과 도입에서 일정한 성과를 거두고있다.

국가과학원 환경공학연구소에서는 파수지를 리용한 대용연료생산, 파유리를 리용한 거품유리보온재생산, 화력발전소보이라나 용광로에서 나오는 슬라크를 리용한 내열보온재제조기술과 합금철생산과정에 나오는 페설물인 규산먼지를 세멘트생산에서 혼화제로 리용하기 위한 기술개발에서 전진을 이룩하였다. 털가죽가공과정에 나오는 페산물을 리용하여 영양가높은 먹이첨가제를 연구개발한 국가균주보존연구소의 성과도 좋다.

김일성종합대학 화학부에서 개발한 우리 식의 산불진화용방화제에도 식물성단백질을 얻어내는 과정에 나오는 버림액과 세멘트공장에서 나오는 페설물이 리용되였다.

김책공업종합대학 열공학부에서는 버섯을 생산하고 나오는 페기질로 난방과 취사, 전기생산에 리용할수 있는 가연성가스를 생산하기 위한 연구도입사업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었다.

어느 한 제련소에서는 용련공정을 새로 확립하면서 원료의 하나인 나트리움염을 페설물로부터 회수하여 리용할수 있는 과학기술적문제를 해결하였다. 어느 한 강철공장에서는 카바이드생산과정에 나오는 페설물로부터 탈산, 탈류제로 쓸수 있는 물질을 얻어내기 위한 공정을 확립하여 쇠물 t당 원가를 낮추는데 이바지하였다.

그렇다. 어디서나 재자원화를 적극 실현하는데 국가적인 큰 예비가 있다.

재자원화사업에서는 해놓은 일보다 앞으로 해야 할 일이 더 많다.

우리는 누구나 길을 가다가 돌 한개라도 쓸수 있는것이라면 건사해야 한다는 애국의 마음을 간직할 때 페물도 보물로 만들수 있다는것을 명심하여야 한다. 특히 일군들은 회수, 재생이라는 단어를 늘 머리에 새기고 대중의 앞장에서 이신작칙하여야 한다.

그리하여 우리의 자원과 기술로 더 많은 물질적재부를 창조하고 조국의 부강번영에 적극 이바지하여야 할것이다.”

이러한 언론 논조를 볼 때 북한의 순환경제 정책은 국가 운영의 핵심 사업으로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보인다. 이는 북한의 생존전략과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 중국의 <인구학보>에 2016년 수록된 金哲 등의 논문에 다음과 같이 언급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디:

조선은 과학기술을 통하여 공업쓰레기와 생활폐기물 재이용을 실현하는 데 노력한다. 조선은 지하자원이 비교적 풍부한 나라다. 이미 탐사된 광산자원이 300여종이 있으며 그중에 사용가치를 가지는 광물이 200여종이 되고 주로 마그네슘, 텅스텐, 무연탄, 구리, 아연, 석묵, 백운석, 금 등을 포함하는데, 아연, 마그네슘의 저장량은 세계의 선두에 선다. 조선은 오래 전부터 풍부한 자연자원의 탐사를 시작했고 사회주의경제건설을 원칙으로 삼아 자원수요의 자급자족을 전략노선으로 삼고 있다. 이 때문에 지구 전체 원료의 위기, 연료 위기와 제국주의 경제봉쇄의 악조건 하에서도 조선은 의연히 질서정연하게 경제건설을 능히 추진할 수 있다.

　　 　　최근에 조선의 모든 경제영역의 적극성이 활성화되어 금속, 화공을 선두로 한 중요 공업 영역의 생산효율이 급속히 높아지고 있다. 공업발전이 환경오염을 일으키는 것을 피하도록 인민 생활과 생산과정 중에서 발생하는 폐가스, 쓰레기, 폐기물을 효과적으로 처리하고 또 재이용하는 것은 현재 당면한 중요한 문제가 된다. 지속가능 발전은 경제와 환경의 협동 발전이지만, 광산자원의 사용은 환경오염을 일으키기 쉽다. 따라서 과학기술을 결합하여 공업쓰레기와 폐기물의 재이용을 실현하는 것은 광산자원소비 속도를 낮추는 효과적 방법이다. 이 방면에서 조선은 공업 쓰레기, 폐수의 회수이용 체계를 착실히 수립했으며 긴밀한 생산기술 연계를 갖춘 경제부문, 부문 내부에서 순환경제체계를 확립하는 것을 추동하고, 관련 영역의 기술 연구개발을 강화하고, 공업 쓰레기와 생활폐기물을 효과적으로 이용할 수 있는 생산 공정을 부단히 탐색한다. 현재 금속, 화공, 건재 등 인민생활과 시시각각 관련되는 영역에서 공업 쓰레기 및 폐기물 이용공정이 착실히 추진되고 또 부단히 확대되며, 과거에 이용하지 않던 폐기 쓰레기가 첨단 과학기술을 통하여 유용한 자원으로 변화되어 재차 이용되면서 사회주의 문명강국 건설중에 경제건설과 생산활동이 환경에 초래하는 압력을 대폭 낮추었다.

그러면서 순환경제라는 직접적인 표현은 주로 농업 부문에서 한정되어 많이 사용된다. 같은 논문에 다음과 같은 언급이 있다.

“조선은 환경보호의 현대화 방법을 개발하고 도입하여 순환경제 발전을 촉진하는데 노력한다. 순환경제는 이미 세계 경제발전의 대추세가 되고 환경보호에 대하여 비교적 높은 표준을 갖추고 있고, 그 경제발전 방식은 가능한 만큼 환경오염과 자원소모를 줄이는 데 목표를 둔다. 최근에 조선 평양의 생물과학연구원이 생물기술 및 그 응용영역에서 돌파를 이루어 첨단기술의 연구개발에 성공하고, 이를 장악하게 되었다. 이 연구원은 농업, 목축업, 과수원업, 원예, 원림업 등의 영역에 사용되는 효과가 높은 생물 농약을 연구개발하는 데 성공했다. 평양 생물과학연구원이 연구개발한 생물농약은 집먼지 진드기를 포함한 80여종의 해충을 죽여서 살충률이 100%에 근접하여 경제적 효용이 비교적 높으면서 인체, 토지와 생태환경에는 모두 어떠한 부정적 영향도 가지지 않아 이는 21세기의 신형 생물농약이다.(2015년 6월 6일 노동신문) 이런 일은 조선 경제를 순환경제로 승급시키는 데 도움이 된다.　

　　　　마지막으로 조선은 현대농업과학기술 영역을 발전시키는 것을 지지하며, 유기농업 생산,자연농법 및 수자원을 절약하는 방식의 경종법에 중점을 두어 환경오염과 자연소모를 낮추는 동시에 식량생산량을 높이고 순환경제를 진일보하게 발전시킨다.”

4. 검토와 분석

북한의 “유기산업법”은 유기산업을 이렇게 정의하고 있다: “유기산업은 화학적인 방법으로 합성하여 만든 비료, 농약, 사료, 수의약품, 원료, 자재, 가공첨가제 같은 것을 거의나 쓰지 않고 인민들의 건강증진에 유익한 농산물, 수산물, 목제품, 식료품, 의약품, 화장품, 공예품, 방직 및 피복제품 같은것을 생산하는 경제부문이다.”이것을 보면, 이 산업은 농수산업 등의 생물계 산물에서 원료를 얻어서 영위하는 산업 전체를 가리킨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유럽의 생물경제(bio-economy)와 거의 같은 개념이라고 할 수 있다. 북한의 사회주의헌법에서는 “제28조 국가는 도시와 농촌의 차이, 로동계급과 농민의 계급적차이를 없애기 위하여 농촌기술혁명을 다그쳐 농업을 공업화, 현대화하며 군의 역할을 높이고 농촌에 대한 지도와 방조를 강화한다.”라고 하여 도시와 농촌의 차이를 없애는 것을 중요한 방향으로 삼고 있는데, 이는 유럽에서 19세기부터 산업화로 인한 도시의 노동자들의 주거환경 문제가 사회주의 운동가들에 의해 심각하게 인식된 데서 비롯되는 언술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맥락에서 석유화학 산업단지를 중심으로 한 대량생산 시스템에 대한 문제의식이 유기산업법의 기초가 되고 있으며, 이는 산업혁명 후의 자본주의적 경제성장에 대한 현실적인 산업적 대안을 제시한 것으로 해석이 된다.

북한은 OECD의 생물경제 전략에 대한 관심을 보이고 있다.

“국제무대에서 생물경제라는 낱말이 통용되고있다.경제협력개발기구는 ２０５５년에 가서 생물경제가 유럽경제의 기둥으로 될것이라고 주장하였다.이것은 세계적으로 농업과 산림,양어부문에서 생물자원이 재생리용에로 전환되고 생물질이 주요원료로 될것이라는것을 시사해준다.이를 두고 경제전문가들은 바야흐로 《새로운 산업혁명》의 시대가 도래하고있다고 말하고있다.

노르웨이는 국가적인 생물경제전략을 세우고 그 실행에 달라붙고있다.자연계에서 얻은 자원을 재생리용하려는 구상은 천연자원개발에 시종일관 힘을 넣어온 이 나라 사람들에게 있어서 새로운것이 아니다.종이와 종이제품을 생산해오고있는 보레가르회사에서는 지난 ２０년동안 페산물로 취급하던 나무부산물을 리용하여 가치있는 여러가지 제품을 개발하는 등 많은 기술혁신을 이룩하였다.결과 현재 회사수입이 대폭 늘어나고있다고 한다.그런가 하면 종이공장을 운영하는 바이크라프트 스콩회사에서는 양어와 산림경영과정에 산생된 생물부산물을 리용하여 액체생물가스를 생산하고있다.이 생물가스는 뻐스연료로 리용되고있다고 한다.

...

생물경제개발은 결코 단기간에 이루어질 사업이 아니다.어디서나 자원고갈을 떠들고 환경위기의 심각성을 말하고있는 오늘날 적지 않은 나라들이 생물경제전략을 작성하고 이 사업을 꾸준하게 추진하고있다.”(로동신문 2016년 4월 21일)

북한에서 법령에 도입된“고리형 순환생산체계”라는 개념도 순환경제의 이념적인 틀 안에서 농업과 축산업에 생물경제의 원리를 도입하려는 시도라고 할 수 있다.

반면에 우리나라에서는 “친환경농어업 육성 및 유기식품 등의 관리ㆍ지원에 관한 법률”이라는 협소한 범위의 유기농 지원 법률이 있을 뿐이다. 그리고 “순환경제”라는 용어를 많이 정책에 도입하고 있으나 기존의 산업 원료, 에너지 조달의 내용과 방식에 대해서 직접 문제 제기를 하지 못하고 있으며, 기존의 산업구조의 틀을 유지한 채로 산업에서 폐기물이나 부산물로 배출된 것에 대해서, 그리고 소비자들이 사용후 배출한 것에 대해서 순환 이용한다는 개념에 머물러 있는 것이 현실이다. 과거의 “자원순환”, “재활용”시대와 내용상으로 달라진 것은 없고 선진 외국의 동태를 바라보면서 새로운 개념을 도입하여 정책을 포장하는 데 급급하고 있는 실정임을 부인할 수 없다.

자원순환의 대상 자원들 중에서 음식물쓰레기, 폐목재, 종이류는 생물자원에 속하며, 순환경제 체계의 핵심 분야들이라고 할 수 있으나 우리나라의 자원순환에서는 포장재 분야의 플라스틱과 전기전자 제품 분야의 금속류가 정책의 우선순위가 높은 분야가 되어 있다. 순환경제의 본래적인 분야인 유기성 생물자원 분야는 농림축산식품부의 분야로 되어 있다. 즉, 산업통상자원부 차원의 산업정책에서는 사실상 생물자원 분야가 다루어지고 있지 못하다고 할 수 있다.

21세기 초부터“순환경제”라는 용어와 개념을 한자문화권에서 본격적으로 도입하기 시작한 중국에서는 농업과 축산업, 양어장과 과수원의 물질순환을 처음부터 사례로서 강조해 왔다고 할 수 있다. 유럽에서는 현재“순환경제”와 “생물경제”라는 구분되는 전략에 따라 금속 등 무기성 자원과 유기성 자원이 구분되어 물질순환을 추구하는 것으로 보이는데 비하여 아시아권에서는 사실상 유기물을 중심으로 한 전통적 경제 그 자체가 물질순환의 기초 위에 성립해 온 역사가 길다고 할 수 있다.

다음으로 순환경제의 권역은 하천의 유역이나 분지를 중심으로 한 농업과 수산업 생산을 중심으로 한 권역이라고 할 수 있으며, 이 권역 안에서 도시와 농촌 경작지와 임야 간의 물질순환이 이루어지고 노동에 대한 수요와 공급이 이루어지면서 경제활동이 영위되는 것이 순환경제 모델의 특성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게 본다면 백두산 지구를 중심으로 양쪽에 펼쳐진 압록강 유역과 두만강 유역은 하천이 북한과 중국의 국경선이 되지만 사실상 같은 순환경제의 권역을 이룬다고 할 수 있다. 예를 들어서 중국의 순환경제 계획 권역으로 되어 있는 장백조선족자치현은 최근 북한의 삼지연 관광특구와 압록강 상류를 경계로 하고 있으면서 사실상 같은 생활권이고 경제권일 수밖에 없다.

북한과 중국, 북한과 러시아 국경의 여러 지역들이 마찬가지로 같은 생활권이면서 경제권일 수밖에 없는 지형적, 역사적 조건을 가지고 있다고 할 수 있다. 물론 한반도 중심부의 비무장지대(D.M.Z)를 중심으로 한 경기도와 강원도의 많은 지역도 오랫동안 같은 생활권을 이루어 오다가 정치적인 이유로 인위적으로 분단이 된 상태다. 이는 그 지역에 거주하면서 경제활동을 하는 많은 주민들에게 큰 피해를 주고

있는 실정이다. 우선은 관광 사업과 생태평화공원 조성을 통해서 많은 사람들이 이 지역을 방문하고 이에 관심을 가지게 된다면, 순환 경제적 관점에서 물질순환의 권역을 복원하려는 움직임이 생겨날 것으로 기대된다.

5. 시사점

북한의 순환경제 정책 추진은 경제봉쇄로 국제무역이 거의 막힌 상황에서 영토 내의 인적, 물적 자원과 자연적 조건을 최대한 활용하여 지속가능한 경제 체제를 발전시키려는 자력갱생의 목표를 가지고 중국의 순환경제 추진 움직임의 영향을 받아서 행해지고 있다.

국제무역의 마비상태로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하는 문제는 사회 인프라 건설에 필요한 동력을 공급하는 석유를 중심으로 한 에너지원을 대체하는 것이었다고 할 수 있다. 북한은 태양력, 풍력 등 자연조건을 활용한 재생에너지 개발에 노력하고, 지형적 조건에 따라 수력발전소 건설에 힘을 쏟으면서 석유를 대체하는 동력원을 개발해 가고 있다.

이처럼 북한이 추진하는 순환경제 정책은 국토의 자연조건을 최대한 활용하고 생물자원을 최대한 이용하기 위하여 환경보호를 우선시하는 산업정책이 된다고 할 수 있다.

이는 우리나라와 서방세계의 순환경제 추진전략에 큰 시사점을 제공해 줄 수 있다. 우리나라와 같은 국제 시장을 상대로 한 수출 위주의 산업구조에서는 대부분의 원료와 에너지자원 역시 해외에서 도입하게 되며, 그 생산 활동은 국토의 자연적 조건과 무관하게 대규모 산업단지를 기초로 이루어진다. 농림수산업에서 생산되는 생물자원은 국제적인 가격경쟁력이 없고 단지 지역의 붕괴를 막기 위한 보호 정책의 대상으로 되어 있다. 이러한 경제구조에서 순환경제의 추진방향은 산업생산과 대도시의 최종소비에서 나오는 다량의 폐자원이 소각과 매립을 통해 환경을 오염시키는 것을 막기 위해 최대한 순환이용을 하여야 한다는 필요성에서 나온 것일 뿐 석유화학과 금속 가공에서 나오는 원재료를 생물자원으로 대체하여 물질순환을 기초로 산업구조를 재편하는 것으로 나가지 못하고 있다.

21세기의 기후변화와 자원고갈 문제는 전세계적으로 인류 문명의 미래에 물음표를 제시하고 있으며, 이는 더 이상 먼 미래의 일이 아니다. 지구에는 풍부한 태양에너지가 들어오고 있을 뿐 다른 가용자원이 외부로부터 들어오거나 폐기물이 지구 바깥으로 나갈 수 있는 길은 없다. 모든 나라들이 자국의 자연환경이 가진 생명력을 최대한 살려서 생물자원을 개발하고 이를 통해 지하자원의 수요를 최소화하는 가운데 자연적으로 순환하는 물질 순환구조를 이루는 것이 인류사회의 지속적인 발전과 생존 확보에 필수적이다.

북한의 사례는 이런 관점에서 절실한 필요에 따라 이루어지는 순환경제의 실험 사례라고 볼 수 있으며, 이는 우리나라의 순환경제 추진 방향에도 많은 시사점을 제공해 줄 수 있다.

나아가 순환경제의 발전에서는 자연적 지형적인 조건을 기초로 해야 하므로 나라와 나라 사이의 인위적인 국경선이 자연적인 조건을 기초로 한 경제활동을 저해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정치적인 문제의 해결과 평화로운 국제질서가 뒷받침되지 않으면 안 된다. 한반도를 중심으로 이는 우리 모두가 체감하고 있는 바이기도 하다.

참고문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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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동신문(2016. 4. 21.)

우리민족끼리(2019. 7. 19.)

홍제환, 2017, 김정은 정권 5년의 북한경제, 통일연구원 연구총서.

OECD, 2019, BIO-ECONOMY AND THE SUSTAINABILITY OF THE AGRICULTURE AND FOOD SYSTEM: OPPORTUNITIES AND POLICY CHALLENGES

Tristan Webb, 2008, DPRK renewable energy and sustainable development: Regional engagement implications. Papers of the British Association for Korean Studies, vol. 12 (2008), pp. 125.1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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