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환경제통신

제202013호 [통권 제226호]

2020년 9월 11일 금요일

발행인: 이승무

발행처: 순환경제 연구소

주소: 서울시 중구 수표로 43 수정빌딩 302호. 전화:070-7767-5510

핵의 평화적 이용이란 신화 – 이제는 끝내야 할 때

제국이 등장할 때는 (1) 압도적인 기술로 만들어진 무기를 가지고서 경쟁자들을 제패한다. 그리고 (2) 자신의 패권을 정당화할 이데올로기를 내세운다. (3) 전쟁이 끝나고 나면 그 압도적인 기술을 산업 생산을 위해 응용하여 사람들에게 그 제국의 문명을 지지하게 만든다. 추가로 (4) 제국 내의 모든 시장에서는 제국의 화폐가 통용된다.

자동차와 텔레비전, 항공기, 전화기, 컴퓨터 그리고 무수한 가전제품은 20세기의 미국 문명을 상징한다. 미국은 압도적인 핵무기 기술로 경쟁자를 물리쳤고, 자유와 민주주의, 반공이라는 이데올로기를 내세웠으며, 전쟁이 끝난 후에는 핵무기 기술을 전기에너지를 생산하는 산업용으로 응용하여 이를 토대로 한 전기전자공학 문명의 시대를 열었다. 전세계의 시장에서 미국의 달러화는 금을 대신하여 최종적으로 다른 모든 은행권들이 의존할 궁극적인 기축통화의 지위를 유지하고 있다.

이데올로기와 제도적인 장치들을 논외로 하고 물질적, 기술적인 것만을 볼 때, 20세기 미국의 패권을 뒷받침해 준 것은 핵무기였고, 그것을 언제든지 사용할 수 있는 무력수단으로 유지해 주면서 산업적인 응용을 통해 사람들의 지지를 얻도록 해 준 것은 ‘핵의 평화적 이용’이란 미명을 가진 핵 발전이었다. 그런데 핵 발전은 1950년대 중반에 시작된 지 얼마 안 지나 일어난 영국의 윈드스케일 화재사고에서부터 1979년의 스리마일 사고, 1986년의 체르노빌, 2011년의 후쿠시마 사고를 일으키면서 결코 안정적인 산업생산의 에너지 공급방식이 못 된다는 평가가 내려지고 있다. 이는 미국의 제국문명에는 치명적인 소식이다. 핵발전소가 문을 닫기 시작하면 핵무기에 폭약을 공급하는 것은 막대한 비용이 들어가고 정치적인 지지를 받기가 어려워진다. 석유를 중심으로 한 에너지의 안정적 조달을 보장해 주는 달러화의 가치는 세계의 에너지 공급원과 전달 통로를 장악한 미국의 군사력에 의해 보장되는 것인데, 이 군사력을 궁극적으로 담보해 주는 것이 다름 아닌 핵무기다.

그렇다면 핵에 의한 전기생산은 경제적이어야만 하며, 안전해야만 하며, 그래서 모든 반대 논리를 극복하고서 계속 진행되어야만 하는 것이 된다. 왜냐하면 이를 통한 미국 중심의 제국문명의 지속이 그렇지 않을 경우보다 지금의 세계 질서와 문명의 판도를 급격히 바꾸어 불확실성 내지 혼란을 초래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당연히 미국과 미국의 핵심 동맹세력에게는 핵 발전 방식 자체의 경영 채산성보다는 시스템 전체의 운영의 관점에서 핵 발전은 경제적이고 지속 가능할 가치를 지닌다.

그렇다면 나 그리고 우리의 입장에서는 어떠한가 하는 것을 반드시 질문해야 한다. 미국 중심의 문명과 나, 그 문명과 우리는 같은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소식

위와 같은 발표가 있을 예정이오니 유의해 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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