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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환경제통신 제202016호 [통권 제229호]
2020년 11월 13일 금요일 발행인: 이승무 발행처: 순환경제 연구소 주소: 서울시 중구 수표로 43 수정빌딩 302호. 전화:070-7767-5510
공자의 놀라운 생태 의식
****************************************************************************************************** 공자가 초나라에 갔는데 물고기 잡는 자가 공자께 물고기를 바쳤으나 공자는 받지 않았다. 물고기 잡는 자가 말했다. "날씨는 덥고 시장은 멀며 팔 수 있는 방법도 없어, 더러운 흙에 버리기보다는 차라리 이를 군자께 바치는 것이 낫다 생각했기에 그래서 감히 바친 것입니다." 이에 공자는 재배해 받고서 제자들을 시켜 땅을 쓸게 하고, 물고기를 제사지내려고 했다. 제자들이 말했다. "그가 버리려고 한 것을 선생님께서 제사지내려 하시니, 어째서입니까?" 공자가 말했다. "내가 듣기로, 변질된 음식을 아까워하여 남에게 힘써 베풀고자 한 사람은 어진 사람과 짝이 되는 사람이라 한다. 어찌 어진 사람이 보내 준 것을 받고서 제사하지 않을 수 있겠느냐!" 출처: 공자가어 1, 왕숙 지음, 김명식 옮김, 지식을 만드는 지식 2020, p. 113. ******************************************************************************************************* 이 글은 우리의 고정관념을 깨는 면이 있다. 어떤 사람이 물고기를 선물한 것을 공자는 단호히 거절하다가 그 사람이 그 물고기를 팔 수도 없고, 그냥 버리느니 선생님께 선물하는 것이 낫겠다고 생각하여 그랬다는 설명을 듣고는 태도를 바꾸어서 그 물고기를 예의를 갖추어 받고, 그 물고기를 놓고 제사까지 지내려 했다는 이야기다. 그러면서 하는 이야기가 "변질된 음식을 아까워하여 남에게 힘써 베풀고자 한 사람은 어진 사람과 짝이 되는 사람이라 한다."라고 했다. 공자는 선물을 받지 않으려 하다가 그냥 버릴 것을 주는 것이라고 하니 그것을 그렇게 높이 평가할 수가 없다. 나에게는 공자의 이런 측면이 권위의식을 가진 특권층의 태도와는 정반대라고 여겨지며, 공자의 재물 그 자체의 쓰임에 대한 귀하게 여기는 태도가 오늘의 생태적 의식과 일맥상통한다고 생각한다. 공자에게 이런 측면이 있다는 것은 정말 충격적이다. 보통 사람들은 그런 말을 들으면 나를 거지로 아느냐고 화를 낼 것을, 버릴 음식을 주는 것을 공자는 매우 귀히 여겨 감격해 하는 것이다. 역시 공자는 보통 사람이 아니고 성인이라는 칭호를 들을 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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